"눈 열심히 치우세요^^ 비누는 줍지 마시고" 국군 장병 조롱한 여고생들의 위문 편지
입력 2022.01.12 08:55
수정 2022.01.12 09:19
서울의 한 여자 고등학교 학생들이 국군 장병을 조롱하는 뉘앙스의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군 복무 중 받은 위문 편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친구가 올려 달라고 해서 올린다"며 촬영한 편지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편지는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모 여고 학생들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이 학교 2학년 학생으로 소개한 B양은 편지에 "군인 아저씨 안녕하세요? 추운 날씨에 나라를 위해 힘써서 감사합니다"라며 "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라고 적었다.
이어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라면서 "저도 이제 고3이라 XX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세요"라고 덧붙였다.
B양은 또 "군대에서 노래도 부르잖아요. 사나이로 태어나 어쩌고~"라고 쓴 부분을 대충 지운 후 "지우래요"라고 적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파이팅~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라고 보탰다.
자신을 이 학교 1학년이라고 밝힌 C양 역시 편지에 "군대에 샤인머스켓은 나오나요?"라며 군 장병을 비꼬았다.
앞서 국방부는 군 장병의 급식 만족도 향상을 위해 군 식단에 샤인머스켓을 포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일부 여초 커뮤니티 등에서 "일반인도 비싸서 못 먹는 샤인머스켓을 군인이 먹는다"라는 비난이 일었고 샤인머스켓은 군 장병을 비하하는 은어로 자리 잡았다.
C양은 또 "아름다운 계절이니만큼 군대에서 비누는 줍지 마시고 편안한 하루하루 되길 바람"이라며 "이 편지를 받는 분께는 좀 죄송한데 집 가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똑같을 거 같네요"라고 했다.
비누를 줍는다는 말 역시 군대에서 암암리에 사용되는 은어다. 비누를 줍기 위해 몸을 숙이면 전우에게 항문 성교를 당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엄연한 성희롱에 해당한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학교 학생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명 글을 게시했다. 이들의 해명에 따르면 학교가 봉사활동 시간을 빌미로 위문 편지 작성을 강요했고 편지지도 지급하지 않아 반발심에 이런 행동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은 더 큰 분노를 일으켰다. 학교의 처사가 불만이면 현장에서 항의했어야 하며 죄 없는 군 장병에게 화풀이를 해서는 안 된다는 반박과 함께 거센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