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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정몽준,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증권가 "지배구조 준비과정"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2.01.06 15:20
수정 2022.01.06 15:25

정의선 회장 지분 '20.0%'로 축소

칼라일그룹 지분 인수 후 행보 주목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4일 오후(현지 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미래 비전과 로보틱스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몽준 명예그룹 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매각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는 '일감 몰아주기 해소'와 '지배구조 변화 준비'로 해석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전날 장마감 후 '주식 등의 대량보유 상황보고서'를 통해 현대글로비스의 대주주인 정의선 현대차 회장(3.3%)과 정몽구 명예회장(6.7%)의 지분 10%가 매각됐다고 공시했다.


매각가는 16만3000원으로 전날 종가 대비 5.8% 할인된 가격이다. 정의선 회장의 매각가는 2009억원, 정몽구 명예회장의 매각가는 4104억원으로 총 6113억원 규모다.


◆일감 몰아주기 리스크 해소
블록딜 전후 현대글로비스 지분 변화. ⓒ한국투자증권

증권가는 이번 매각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사익편취) 해소의 측면이 강하다고 해석했다.


지난해 12월30일 시행된 새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상장·비상장 회사와 이들이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자회사로 확대됐다.


이번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은 전량 매각돼 잔여 지분이 없고, 정의선 회장의 지분은 기존 23.3%에서 20.0%로 줄어든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에 시행된 상법 개정안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됐다"며 "현대글로비스가 대상에서 제외되기 위해서는 총수 일가 지분을 30%에서 20% 아래로 낮춰야 했다"고 설명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대주주 지분매각으로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된 잠재적 규제를 회피할 수 있게 됐고, 소액주주들이 우려했던 대주주 지분매각 관련 오버행(출회될 수 있는 과잉물량) 이슈를 완전히 해소시켰다"고 평가했다.


◆지배구조 개편 준비 단계


블록딜이 지배구조와 관련된 매각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 회장 부자가 매각한 지분 10%를 인수한 곳은 사모펀드 칼라일이 출자해 설립한 프로젝트 가디언 홀딩스(PROJECT GUARDIAN HOLDINGS)다.


주주 간 계약에 따라 칼라일그룹은 지분 인수 후 정 회장과 공동보유 계약을 체결해 특별관계자로서 지분을 보유할 계획이다. 칼라일그룹은 현대글로비스에 이사 1인을 지명할 수 있으며, 정 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매각할 경우 동반매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 (Tag-along)도 갖는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변화 및 경영권승계가 필요하고, 이번 지분 매각이 그 준비 과정일 수도 있다"며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향후 칼라일그룹의 투자 목적과 행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칼라일그룹이 이사지명권과 Tag-along 권리를 가져간 것을 볼 때, 단기간 내에 지분을 시장에 매각해 차익을 얻기 위해 지분을 매입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칼라일그룹 측에서는 정 회장이 남은 지분 20%를 당분간 팔지 않는 것을 기본 전제로 투자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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