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해달라 협박, 일방적 무단퇴사까지"…고교 알바생 고용한 사장님의 '분통'
입력 2022.01.04 14:47
수정 2022.01.04 10:44
고등학생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했다가 여러 번 낭패를 겪은 자영업자의 하소연이 올라와 공감을 얻고 있다.
지난 2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갈수록 거지 같은 인간들만 일하러 온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국밥집 사장이라고 밝힌 A씨에 따르면 알바생이 구해지지 않아 최근 고등학생 2명을 알바생으로 채용했다. 시급을 1만2,000원까지 올려도 일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오는 사람이라도 알바로 받아야 했다.
A씨는 알바생들에게 "근로계약 시 수습기간 명시에 분명 무단퇴사시 최저 시급만 준다고 했다"며 "너희들 할 자신 있으면 하라고 했던데 둘 다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2주 만에 1명이 퇴사하고, 이날 나머지 1명마저 퇴사했다고 한다. A씨는 "말도 안 되는 거짓말과 변명들 그리고 산재 처리해달라는 협박에 요새 참 무서워서 사람 쓰겠냐"고 불만을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A씨는 알바생들과 그간 나눈 메시지 일부를 공개했다.
메시지에서 A씨는 "알바생 중 한 명이 같이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한테 전화해 '너 때문에 빙판길에서 넘어졌으니 네가 병원비, 치료비 전액 내놓고 합의금도 달라'고 했다더라"라며 "외국인 아이가 밥 먹으라고 부른 소리에 자기가 넘어져 놓고. 빨리 가게가 팔려서 가족끼리 작게 하고 싶다. 점점 사람한테 지친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알바생은 가족 사정으로 하루 일을 쉬고 싶다고 했다. 이에 손이 부족했던 A씨는 "지금 사람이 없어서 힘들다. 너 쉬고 이모도 2층에서 일하시면 1층은 다른 애 혼자 서빙해야 한다"며 "너 일만 일이고 가게 일은 일이 아닌 게 아니지 않으냐. 여기서 일하기로 했으면 가게 규칙을 지켜라"고 했다.
그럼에도 알바생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오늘 오후에 일이 있다. 가게에서 일한다고 해서 가족보다 가게가 중요한 건 아니다. 가족이 1순위고 가게는 그 뒷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일이 연이어 벌어지자 지친 A씨는 "빨리 가게 팔려서 가족끼리 작게 하고 싶다. 점점 사람한테 지쳐간다"며 "많은 걸 바라지 않았다. 그냥 0.5인분만이라도 해주길 바랐는데 욕심이 과했나 보다"고 하소연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공감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A씨와 마찬가지로 자영업을 하고 있는 누리꾼들은 "비슷한 일을 많이 겪었다", "지원 자격에 '남자는 군필' 써놓는 이유", "욕하면서 싸운 적도 많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모든 어린 알바생들이 똑같은 건 아니다. 일반화하는 건 위험"이라는 반론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