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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째 '토론 공방'…이재명, 윤석열 거부에 '유권자 무시론' 띄우나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입력 2021.12.29 11:40
수정 2021.12.29 13:38

'국민' '후보의 도리' 발표문 곳곳 배치…유권자 앞세워 압박

이재명, 주1회 토론 제안…野, 법정 3회만 채우겠다는 구상

전문가 "尹 토론 거부 사유 궁색, 뒤쳐지는 모습으로 읽힐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데일리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토론 여부를 두고 사흘째 맞붙고 있다. 여권에서 윤 후보가 "토론을 피하고 있다"고 맹공을 가하자, 윤 후보는 이 후보의 혐의가 확정적이라는 거친 표현을 써가며 "자신의 비리를 물타기 하려는 토론 제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받아쳤다. 토론 무용이 아닌 불가론을 내세운 셈이다.


그러자 이 후보 측은 '국민의 알권리' '후보들의 도리'라는 용어를 통해 '유권자 무시론'을 앞세우며 윤 후보를 재차 압박하는 모습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전날 MBC를 통해 방송된 정강정책 연설에서 "윤석열 후보께 다시 한 번 정중히 요청드린다. 주 1회 정책토론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발언 전후로 '국민' '후보의 도리'라는 표현을 여러 번 사용했다.


여당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용빈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유권자에게 검증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거부한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이라며 "국민의 권리를 본인의 잣대로 뺏는 것도 비상식을 넘어 몰상식"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토론이) 윤 후보 눈엔 '쓸데없는 싸움'처럼 보일지라도 포기할 수 없는 민주주의의 핵심"이라며 "국민은 토론을 말싸움 취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유권자를 앞세워 윤 후보를 압박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연장 여론보다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상황인 것과도 맞물려 있다. 이 후보로서는 윤 후보보다 정책과 비전에서 우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 '준비된 후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윤석열 후보도 호락호락 끌려가진 않고 있다. 윤 후보는 앞서 "중범죄 혐의가 확정적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후보가 물타기하려는 정치공세적 토론 제의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야당 후보로서 취하기 어려운 태도"라며 "과연 민주당 후보가 야당 후보와 국가 비전을 놓고 수도 없이 토론할 입장이 돼 있느냐"고 지적했다.


야당 측은 법으로 정한 세 차례의 의무 토론에만 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의 계산대로는 움직여주지 않겠다는 의도다. 또 윤 후보가 토론 경험이 많지 않은 정치 신인으로 실언을 통해 곤혹을 치른 만큼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토론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선 윤 후보에게 좋을 게 없다고 진단한다. 토론의 거부 사유도 오락가락하는 과정에서 유권자가 납득을 못할 뿐더러, 이 후보보다 정책적으로 뒤처진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권자가 토론 거부 사유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관계가 없겠지만 특검을 받으라거나 '누가 보냐'는 등 납득이 안될 이유를 앞세우고 있다"며 "그러면서 우호적인 토론이나 대담에는 참석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행보는 유권자들에게 윤 후보는 이 후보보다 뒤떨어진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토론 거부 사유도 너무 궁색하다"며 "대중들은 토론을 통해 대선 후보들의 비전과 정책에 대해 듣고 싶어한다. 지금과 같은 모습은 능력이 부족해 피하는 것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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