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박항서 매직, 연장 계약 적용 앞두고 위기
입력 2021.12.28 09:15
수정 2021.12.28 08:22
라이벌 태국에 패하며 스즈키컵 2연패 실패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승점 없이 전패 부진
베트남에서 매직을 부린 박항서 감독이 사령탑 부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지난 26일 싱가포르 칼랑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0 AFF 스즈키컵 준결승 2차전’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지난 1차전서 0-2로 패한 베트남은 두 경기 합계 0-2로 밀려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18년에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참가한 베트남은 2연패와 통산 3번째 우승이 불발됐다. 최근 들어 ‘박항서 매직’이 다소 주춤한 분위기다.
지난 2017년 10월 베트남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항서 감독은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박항서 매직'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상 첫 4강, 2018년 AFF 스즈키컵 우승, 2019년 아시안컵 본선 8강 진출 등 베트남 축구에 기념비적인 업적을 이룩해 왔다.
가장 최근에는 베트남을 사상 첫 월드컵 최종예선에 올려놓으며 국민적인 영웅으로 부상했다. 이에 그는 지난달 베트남 축구협회와 계약 연장에도 합의했다.
연장 계약기간은 2022년 2월 1일부터 2023년 1월 31일까지다. 이번 계약은 지난 2019년 체결한 2+1년 계약에서 1년 연장옵션에 합의한 결과다.
하지만 연장 계약 적용을 앞두고 위기가 찾아왔다.
우선 베트남은 최종예선에서 실력의 한계를 체감하고 있다. 6경기를 치른 현재 6전 전패를 기록하며 아직 승점도 따내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을 최종예선에 올려놓은 것만 해도 대단한 업적이나 아직까지 승리는커녕 승점도 얻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은 스즈키컵 통해 반등을 노렸다. 아시아최종예선은 힘들더라도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박 감독도 명예회복을 할 수 있었다.
지난 2018년 대회에서 베트남에 10년 만에 우승을 안겼던 스즈키컵은 박 감독이 베트남서 국민적 영웅으로 올라서는 결정적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스즈키컵 2연패는 태국에 막혔다.
무엇보다 베트남의 최대 라이벌 태국에 덜미를 잡혔다는 점이 아쉽다. 앞서 베트남은 태국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스즈키컵에서도 1무 1패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스즈키컵 결승 진출 실패로 아쉬움을 남긴 박항서 감독은 내년 1월 재개되는 월드컵 최종예선을 통해 다시 한 번 명예회복에 나선다. 최종예선 4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가운데 과연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 첫 승점과 승리를 안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