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주한미군 사령관 "한국 군사력, 솔직히 많이 뒤쳐져" 혹평
입력 2021.12.26 04:00
수정 2021.12.25 18:59
"전작권 전환? 한국 군사력 뒤쳐진다
文정부, 종전선언 뭘 얻으려는지 의문
한미연합훈련 재개 여부 논의할 시점
우린 안보리 결의 위반 안해…北 미사일 발사는 위반"
지난 7월 임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국군의 역량에 대해 혹평하며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과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가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2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 '워싱턴 톡'에 출연해 전작권 전환 문제에 대한 질문에 "한국이 전략 타격능력을 획득하고 한국형 통합 공중미사일방어 체계를 개발해 배치해야 하는데 솔직히 많이 뒤쳐져 있다"며 "핵심 요소는 군사적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라 언급했다.
또 "한국의 4성 장군이 이끌 미래의 연합사가 연합 방위군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서도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무엇을 얻으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게 의문"이라며 "종전선언을 성급히 할 경우 전쟁이 끝났으니 1950년 여름 통과된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미끄러운 비탈길이 될 것"이라 지적했다. 당시 안보리에서 결의됐던 유엔사를 해체하자는 주장이 나올 수 있음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문재인 정부의 일부 인사들이 "유엔사가 남북관계를 방해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온 것을 두고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유엔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집행할 권한이나 책임이 없고, 유일한 책임은 1950년 한국전쟁과 관련된 결의 뿐"이라 강조했다.
문 정부의 인사들이 지난 2018년 남북 철도 공동조사와 대북 타미플루 지원 등에 유엔사가 영향을 미쳐 무산됐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그는 "당시 철도 조사 요청은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의해 승인됐고 24시간 이내에 그들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게 허용됐다. 타미플루 지원도 요청 후 18시간 만에 허가됐던 것"이라 반박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내년 3월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축소했던 연합훈련의 일부를 재개할지 여부를 놓고 동맹이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이라며 "우리가 줄인 훈련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 아니지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핵 실험은 결의 위반"이라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