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 유족 "초과이익 환수문제로 유동규에 따귀 맞아…측근 절대 아냐"
입력 2021.12.23 20:54
수정 2021.12.24 09:12
성남도개공 사장에 보내려 한 자필 편지 발견…섭섭함 토로
유동규 "마음도 약한 사람이 어떻게 버티었겠나, 비통하다"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검·경 수사를 받던 중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그의 유족은 "고인은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의 측근이 절대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 처장의 동생 A씨는 이날 김 처장의 빈소가 마련된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형과 관련해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어 이를 정확하게 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초과이익 환수에 대해 본부장 등 윗선에 결재 서류를 여러 차례 제출했는데 다 반려되고 통하지 않았다"며 "이런 부분들 때문에 구속된 유 전 기획본부장과 다툼이 있었고 따귀도 맞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고 형은 상관 지시대로 따르지 않아서 고과점수도 최하로 받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또 "형이 하나은행컨소시엄이 선정되도록 다른 업체 쪽 점수를 0점 처리했다고 하는데 0점 처리된 부분은 총점의 3%에 불과하다"며 "그런데도 형이 결정적으로 하나은행컨소시엄이 선정되도록 한 것처럼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A씨는 김 처장이 남긴 유서는 없지만, 성남도개공 사장에게 보내려고 한 자필 편지가 그의 가방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노트 2장 분량의 편지에는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는데 왜 도움을 주지 않는지 등 성남도개공에 섭섭함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자 성남도개공에서 전략투자팀장으로 일한 정민용 변호사에게 내부 문서를 보여준 문제로 자신을 징계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불만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장동 의혹으로 수감 중인 유동규 전 본부장은 23일 변호인을 통해 취재진에 "김 처장이 돈 받은 것도 없고, 공사를 위해 일한 것밖에 없는데 마음도 약한 사람이 어떻게 버틸 수 있었겠느냐"며 "비통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그는 "저도 조사받기 전 언론에 집중 거론된 것 만으로도 자살하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김씨가 조사에 대한 압박이나 공사 내에서의 징계 부담까지 겹치면서 극단적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편의를 봐준 대가로 700억원의 뇌물을 받기로 약속받은 뒤 실제로 일부 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