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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유권자들 "이재명 아들, 여자 사먹어라 후기 남기고 성매매는 안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입력 2021.12.18 06:43
수정 2022.02.17 07:22

이재명 아들, "내상 입었다" 업계 은어 ·음담패설 사용 정황

이재명 "확인해 보니 맹세코 성매매 사실은 없었다고 한다"…여성들 "형수 욕하더니 부전자전"

여성학계 "여성 품평 후기, 여성 돈으로 소비할 수 있다는 정서 내재…왜곡된 남성성 문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뒤 아들 도박 의혹 관련해 사과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장남, 이모(29)씨가 상습도박 의혹에 이어 친할머니 발인 다음 날 마사지 업소 후기를 남긴 것으로 전해지면서, 여성 유권자들의 비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여성학계 전문가들은 여성을 품평하는 후기 문화가 여성을 돈으로 소비할 수 있다는, 왜곡된 남성성이 만들어낸 문화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지난해 3월 16일 포커 커뮤니티에 '이기고 싶다'라는 닉네임으로 '씨X 내상 입었다'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그는 "정자 스파XX 가지 마라 씨X. 마사지 시간도 안 지키고 X같누"라고 적었다. 다른 사용자가 "내상ㅠ 그럴땐 한번 더 가야해 치료하러"라고 댓글을 달자 "다신 안감"이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씨가 해당 글을 올린 시기도 논란이다. 당시 이씨는 16일 아침 7시에 일어나 PC방을 찾아 11시간 동안 도박을 하고, 돈을 따자 마사지 업소로 가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후보의 모친인 구호명 여사는 지난해 3월 13일 별세했다.


또 이씨는 '유흥 다녀왔다'는 제목의 글도 올렸다. 해당 글에는 "술 X먹고 위닝한 돈으로 6바이인어치 유흥하고 왔다. 친구도 사줬다. 니들도 위닝해서 여자 사먹어라"고 적혀 있다. 다른 사용자가 해당 글에 "여자를 사먹다니 말이 좀 그렇네"라고 지적하자 이씨는 "요즘은 유우보다 메이가 대세"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는 17일 아들 이씨의 마사지 업소 방문 의혹과 관련해 "나도 확인해봤는데 성매매 사실은 없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도 알 수 없는 일이긴 한데 본인이 맹세코 아니라고 하니 부모된 입장에선 믿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씨가 '이기고싶다' 닉네임으로 올린 글.ⓒ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여성 유권자들은 "마사지 업소 간 후기 자체가 문제"라며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인 이모(31)씨는 "'내상 입었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검색해보니 성매매하는 사람들이 여자가 못생겼다거나 서비스가 불만족스러웠을 때 쓰는 은어라고 한다. 그 세계를 모르는 사람이면 쓸 수 없는 말이지 않으냐"며 "무림고수도 아니고 내상을 어디서 입느냐"고 지적했다.


금천구 가산동에 사는 안모(28)씨는 "아버지는 총각행세하며 무상연애, 아들은 마사지 업소에서 유상연애, 조카는 전 여자 친구와 그 어머니를 칼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는 등 가족 모두 여성관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주장하고, "여성을 사먹었다는 천박한 글을 써놓고 성매매를 안했다는 것이냐"며 분노했다.


직장인 박모(29)씨는 "정자동 스파XX를 검색하니 테라피 B코스로 전립선 마사지가 나오던데 전립선 마사지면 퇴폐 마사지가 이뤄지는 곳 아니냐"며 "이 후보도 형수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했던데, 아들은 도박한 돈으로 여자를 거래한 것처럼 말하다니 부전자전"이라고 비판했다.


여성학계에서는 여성을 품평하는 후기는 왜곡된 남성성이 만들어낸 문화라고 비난했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여성에 대해 품평을 하는 후기 문화의 근간에는 남성이 여성을 돈으로 살 수 있고, 성적으로도 언제든지 정복할 수 있고 소비할 수 있다는 정서가 내재돼 있다"며 "후기 문화를 통해 이를 권유하고 권장하는 성매매 산업과 뿌리 깊게 얽혀 있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윤김 교수는 이어 "마사지 업소 후기를 온라인상에 공유하면 누군가에게 손가락질 받기보다 오히려 남성의 서열을 더 높여주는 것과 같은 자기 과시적인 문화가 우리 사회에 존재해 왔다"며 "성매매 후기 문화에서나 쓰는 언어를 사용하고, 여성을 품평하는 것은 여성관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허민숙 여성학자는 "여성의 벗은 몸을 올려두고 품평하는 문화가 너무나도 일상적인 일이라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을 안 했던 것 같다"며 "마사지 업소 후기에서 성매매 제공 여성들을 비난해온 역사가 너무 오래돼 남성들이 성매매를 하는 행위는 반성하거나 잘못됐다는 문제 의식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씨가 성매매를 안했다는 주장은 마치 술을 마시고 운전을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마사지 업소 후기 정보를 공유 받고, 여성과의 유사성행위 또는 성행위를 왕성하게 하는 것을 남성성으로 독려 받는 남성 문화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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