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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서울대생´ 올해 또 대리시험 의뢰

연합뉴스
입력 2004.12.03 16:53
수정 2004.12.03 16:53

신분증-수험표 사진 달랐지만 ´무사통과´

´시험본 고사장 어디냐´ 경찰 추궁에 들통

어떻게든 좋은 대학에 가고 말겠다는 그릇된 효심이 20대 청년을 두 번이나 수능 부정에 휘말리게 만들었다.

올해 수능에서 서울대 중퇴생에게 대리시험을 의뢰했다가 적발된 차모(23)씨는 지난해 수능에서 자신을 ´서울대 공대생´이라고 속이고 다니기도 하면서 대리시험을 부탁했던 인물로 드러났다.

올해 차씨 대신 시험을 본 서울대 중퇴생 박모(28)씨는 수능 당일 고사장에 자신과 얼굴이 전혀 다른 차씨의 신분증을 갖고 들어갔지만 감독관들은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 ´2년 연속 대리시험 의뢰´= 3일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차씨는 지난해 K대 한의대생에게 대리시험을 부탁했다가 시험 도중 감독관에 적발됐으며 현재 집행유예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A대학 컴퓨터공학과 중퇴생인 차씨는 당시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을 ´서울대 공대생´이라고 주장했으나 학교측의 신원 확인 결과 거짓으로 드러났었다.

지난해 한의대에 가고 싶다며 대리시험을 부탁했던 차씨는 대리시험이 실패로 돌아가자 올해 8월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과외 카페에서 만난 박씨에게 다시 대리시험을 부탁했다.

중고자동차 매매업소를 직접 운영하던 차씨는 박씨에게 11월까지 넉달간 용돈으로 30만원씩 건넸으며 수능에서 4%이내에 들면 500만원, 1% 이내에 들면 1000만원을 주기로 약속했다.

차씨는 경찰에서 "지난해 대리시험으로 부모님 속을 썩여 이번에 좋은 대학에 가서 효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95년 서울대 생명과학부에 입학한 대리응시생 박씨는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과외를 해서 번돈으로 생활하다가 ´대리시험´ 유혹에 넘어갔다.

경제적으로 무척 어려운 상황에서 박씨는 차씨가 인터넷에 올린 ´대리시험´ 제안을 봤고 차씨와 e-메일을 주고 받은 끝에 대신 시험을 봐주기로 했다.

◆ ´신분증-수험표´ 확인절차 ´엉터리´= 차씨는 응시원서에 박씨의 사진을 붙이고 주소란에는 친척이 거주하는 강남구 일원동을 적어넣었다. 차씨는 관할 교육청에 자신의 신분증을 제시하고 박씨 사진이 붙은 원서를 직접 접수했지만 아무 의심도 받지 않았다.

박씨는 시험 전날 차씨를 만나 운전면허증을 건네받은 뒤 이 신분증으로 다음날 시험을 봤다. 수험표 사진에는 박씨 사진이, 신분증에는 차씨 사진이 있었지만 시험이 끝날 때까지 감독관들은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경찰은 차씨가 작년에도 올 해와 똑같은 방식으로 대리시험을 시도하다가 적발됐다고 전했다.

◆ ´고사장 찾아봐라´ 추궁에 들통= 차씨는 정밀 사진 대조 작업으로 의혹 대상 27명에 포함됐으나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데려가 정밀 판독을 받게 하자 차씨는 잠시 혐의를 시인했지만 다시 "대리시험을 보려 했지만 실제 시험은 내가 봤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차씨를 시험장인 강남구 H고로 데려가 "실제 시험본 고사장을 찾아보라"고 지시했고 차씨는 실제 박씨가 시험을 본 고사장이 아닌 잘못된 건물을 두 번이나 가리켰다가 대리시험 사실이 들통났다.

경찰은 이날 차씨와 박씨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서울=연합뉴스]

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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