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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號 이익 체질 개선…우리은행 'ROE 10%' 눈길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1.12.14 06:00
수정 2021.12.13 18:13

이자마진+비이자이익 고른 성장

그룹 민영화 성공…M&A 기대감

4대 은행 자기자본이익률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우리은행이 국내 시중은행 중 10여년 만에 자기자본이익률(ROE) 10% 고지에 오르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지휘 아래 이자 마진은 물론 투자금융과 자산운용 등 비(非)이자이익까지 고르게 성장하며 글로벌 금융사의 지표로 여겨지는 두 자릿수 대의 ROE를 달성했다.


손 회장의 숙원 사업이었던 민영화 성공에 힘입어 우리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인수가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우리은행의 수익성을 둘러싼 기대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의 직전 1년 간 평균 ROE는 9.43%로, 전년 동기 대비 1.60%p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ROE는 회사가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수익을 내고 있는지 보여주는 수치로, 금융권의 대표적인 경영 효율성 지표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의 ROE가 10.32%로 같은 기간 대비 3.75%p나 상승하며 최고를 기록했다. 국내 시중은행에서 연간 10%가 넘는 ROE를 찍었던 건 지금은 하나은행에 합병된 옛 외환은행의 2011년 기록이 마지막이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은행의 올해 전체 ROE는 무난히 1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신한은행의 ROE가 9.29%로 0.98%p 오르며 우리은행 다음으로 높았다. 국민은행 역시 9.11%로, 하나은행도 9.00%로 각각 0.66%p와 1.00%p씩 ROE가 상승했다.


은행권의 수익성 향상 배경에는 이자 마진의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불어난 대출이 은행의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조사 대상 은행들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거둔 순이자이익은 총 17조49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늘었다.


그 중에서도 우리은행의 ROE가 한층 눈에 띄는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었던 건 이자 마진 외에 비이자이익의 성적도 크게 나아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올해 1~3분기 비이자이익은 1조92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7.2% 급증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따른 그룹사 간 시너지가 본격화는 가운데 IB 부분의 손익과 핵심 수수료 이익이 증가하고 유가증권 호조 등 비이자이익 전 부문이 고른 성장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저 효과도 작용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코로나19 위기와 더불어 펀드 손실 사태 등에 대한 충당금을 대거 적립하면서 순이익에 약영향이 불가피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이런 리스크가 축소되면서 ROE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한 모습이다.


◆비은행 시너지 행보 주목


손 회장은 은행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고, 그룹 전체의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그룹사 간 시너지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특히 ROE 10%는 글로벌 금융사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할 상징적 목표로 여겨진다. 은행권 전반의 수익성 호조 속에서도 우리은행의 성적이 한층 이목을 끌고 있는 이유다.


전망도 긍정적이다. 우리은행이 속한 우리금융그룹이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를 코앞에 두게 되면서다. 금융당국은 지난 달 공개 입찰을 통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우리금융 지분 9.3%를 정리하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예보가 우리금융의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하게 되면서, 민간 중심의 주주 체계가 확립되게 됐다.


우리금융의 향후 행보는 비은행 계열사를 확충하기 위한 인수합병(M&A)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은행 외에 증권이나 보험 등에 뚜렷하게 성과를 기대할 만한 계열사를 갖추지 못한 우리금융이 M&A를 통해 부족한 지점을 메꿔나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럴 경우 은행 입장에서도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평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자 마진만으로는 장기적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비은행 계열사와의 시너지는 우리은행 입장에서도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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