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최용수 감독 사전에 2부는 없다
입력 2021.12.12 17:07
수정 2021.12.12 17:07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서 4-1 승리로 대역전극
3년 전 서울 이어 강원까지 두 번이나 팀 구해
최용수 강원FC 감독이 또 한 번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팀의 극적인 잔류를 이끌었다.
강원은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홈경기에서 대전에 4-1로 승리했다.
이로써 강원은 1,2차전 합계 4-2로 앞서며 잔류에 성공했다.
지난달 16일 강원 지휘봉을 잡은 최용수 감독은 한 달 여 만에 팀의 잔류를 이끌어내며 올 시즌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강원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1위에 그치며 승강 PO로 밀려났다. 팀이 위기에 빠지자 지난달 최용수 감독을 소방수로 선임했다. 하지만 최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았다.
최 감독은 강원 감독에 부임한 뒤 친정 팀 FC서울과 부담스러운 현장 복귀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승강 PO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 8일 대전과 승강 PO 1차전 원정 경기에서는 먼저 0-1로 패하며 강등 위기로 내몰렸다. 역대 K리그 승강 PO서 1차전을 내준 팀이 잔류에 성공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1차전 패배는 곧 강등을 의미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최용수 감독이 또 한 번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팀을 위기서 구해냈다. 최 감독은 3년 전에도 강등 위기에 놓인 FC서울을 승강 PO를 통해 구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강원의 잔류를 이끌며 다시 한 번 '잔류전도사'다운 면모를 보였다.
원정서 먼저 패배를 기록한 강원은 전반 16분 만에 이종현의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에 먼저 실점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전반 26분 대전 수비수 이지솔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동점에 성공한 강원은 1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임채민의 헤더로 역전을 만들었다. 기세를 탄 강원은 전반 30분 한국영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 두 명을 앞에 놓고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쐐기를 박았다.
전반을 3-1로 마친 강원은 득점이 필요했던 대전의 공세에 다소 고전했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 부임 이후 중용 받고 있는 골키퍼 이광연이 후반 42분 대전 바이오의 골과 다름없는 슈팅을 막아내며 팀을 위기서 구해냈다.
후반 추가시간 교체로 투입된 황문기는 경기 종료를 앞두고 지친 대전 수비진을 드리블로 뚫어낸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포효했다. 모두 최용수 감독의 용병술이 빛난 덕분이다.
극적인 역전극을 만들어낸 강원은 역대 승강 PO에서 2018년 FC서울에 이어 두 번째 역전승을 이뤄냈다. 또한 강원은 2017시즌 상주, 2018시즌 FC서울에 이어 승강 PO서 잔류한 역대 3번째 K리그1팀이 됐다.
승강 PO서 두 번의 역전승과 K리그1 팀을 두 번이나 구해낸 장본인이 바로 최용수 감독이다. 선수와 감독으로 단 한 번도 2부리그를 겪지 않았던 최 감독의 생존 본능이 결정적인 순간 또 다시 빛을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