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유한기 사인 규명 위해 부검…유족, 유서내용 공개 원치 않아
입력 2021.12.11 22:02
수정 2021.12.11 22:57
오전 8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서 부검 진행 중
지난 10일 오전 숨진 채 주민에 의해 발견
9일, 비서에게 사직서 맡기고 퇴근한 사실 확인
남욱, 정역학으로부터 2억 수수 의혹…14일 영장실질심사 예정돼
경찰이 ‘대장동 개발’ 관련 뇌물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뒤 숨진 채 발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66)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다.
11일 경기 일산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유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이날 오전 8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의 부검은 오전 중에 끝날 예정이지만, 정확한 사인 등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10일 오전 7시 40분께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단지 화단에서 유 씨가 추락해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10일 오전 4시 10분께 그가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갔다는 내용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휴대전화를 지니고 있지 않아 위치 추적은 어려웠다.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결과 유 씨는 실종신고 약 2시간 전인 오전 2시께 자택인 아파트 단지를 도보로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어 오전 2시 55분께 자택에서 200여m 떨어진 아파트 11층에 올라가 약 15분 뒤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유 씨는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글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으나 유족들은 유서 내용이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경찰에 밝혔다.
유 씨는 사장으로 현재 재직해온 포천도시공사의 비서에게 9일 사직서를 맡기고 퇴근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한편,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9일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8월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48) 변호사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53) 회계사로부터 한강유역환경청 로비 명목으로 2억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의혹을 계속 부인해온 유씨는 오는 14일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받기로 돼 있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