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홍준표 접촉한 尹…국민의힘 갈등 수습될까
입력 2021.12.03 01:00
수정 2021.12.03 00:02
바쁜 행보 尹, 3일 제주도行 거론돼
김종인·홍준표 접촉해 '원팀 의지'
이준석과 갈등 국면서 중재자 역할 나설 가능성도
2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사흘째 지방 일정에 임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직접 이 대표가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제주도를 찾을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및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차례로 접촉하며 갈등 수습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는 오는 3일 특별한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간 상황에서 금요일 일정을 비워놓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당 안팎에서는 윤 후보가 이 대표를 보기 위해 비공개로 제주도에 방문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대표가 잠행을 깨고 공식적인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윤 후보 선출 이후 지속적으로 깊어졌던 불편한 감정을 표출하자, 직접 수습에 나서는 것이 옳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6일 선대위의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갈등의 조기 봉합 없이는 당대표 없는 선대위의 출발이라는 사상 초유의 파행 사태를 겪게 될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윤 후보 및 그의 측근들이 이날 잇따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홍준표 의원을 접촉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총괄선대본부장 선임 문제로, 홍 의원은 대선 후보 경선 경쟁자로서 최근 불거진 갈등 양상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혀왔던 만큼 '원팀'을 만들겠다는 의지 표현의 일환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저녁 서울 모처에서 홍 의원과 후보 선출 이후 28일 만에 첫 만찬을 가졌으며, 원희룡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이 김종인 전 위원장과 만찬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홍 의원과의 만찬 여부에 대해 "공개하고 이럴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면서도 "경선을 함께 했던 분들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원팀'을 구성해야 된다 했지만 본인들이 마음을 좀 정리할 때까지 이렇게 순리대로 풀어가기 위해 많이 기다렸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본부장 또한 취재진에 "김종인 전 위원장을 오늘 저녁에 만나 뵙고 말씀을 들으며 국민들의 걱정이나 바람을 전달할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함께하겠다는 분들과 최선을 다해 단합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정비를 해야 했는데 세밀한 과정을 밟는데 부족함이 있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간극이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경우 홍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이 중재자 역할을 할 경우 봉합의 실마리가 풀릴 가능성이 보다 커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홍 의원과 김 전 위원장 모두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관계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단 이 같은 시나리오는 윤 후보의 적극적인 요청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들도 윤 후보와의 관계가 껄끄럽기는 매한가지이기에, 이들을 설득하고 원팀을 만드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포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 후보의 정치력이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봐야 한다"며 "이 같은 초반의 균열을 수월하게 매듭 짓고 손을 맞잡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오히려 '두번째 컨벤션 효과'라는 의외의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 진중하면서도 민첩한 행보가 필요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