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확장’ 글로벌 선사에…어깨 무거운 HMM
입력 2021.11.30 14:45
수정 2021.11.30 14:45
머스크·CMA CGM, 항공물류 및 풀필먼트 적극 투자 나서
“글로벌 선사들, 물류자산 인수 적극 나설 가능성 높아”
HMM 당면과제 ‘경영정상화’…“업계 동향 주시, 향후 전략 고민 필요”
글로벌 선사들이 종합물류기업으로 외연 확장에 나서는 가운데 국적 선사 HMM의 어깨가 무거워 졌다. 채권단 관리하에 경영정상화를 당면과제로 둔 HMM이 당장 덩치를 키우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글로벌 선사의 움직임에 대비한 중장기 성장 전략이 필요한 모습이다.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1, 3위 선사 머스크와 CMA CGM은 공급망 직접 관리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빚어지자 M&A를 통해 항공물류 사업 등 연관산업에 진출,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덴마크 선사 머스크는 이달 3분기 잠정실적 발표회에서 항공물류에 경쟁력을 가진 독일계 포워더 세나터 인터내셔널(Senator International) 인수를 추진 중이며,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 작업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연간 항공운송 물량의 3분의 1을 자체 네트워크를 이용해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이 외 육상물류와 세관통관, 풀필먼트(물류일괄대행) 등 실질적인 공급망 운영을 위한 기능별 요소에도 적극 투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선사 CMA CGM은 지난 2월 ‘CMA CGM 에어 카고’ 항공 물류 자회사를 설립하며 기존 물류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3월 첫 운항을 마친 CMA CGM 에어카고는 벨기에 리에지를 중심으로 미국 시카고 및 애틀랜타, 아시아 홍콩을 잇는 항공편을 선보이고 있다. CMA CGM 에어카고는 내년 상반기까지 화물기 2대를 추가로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선사들이 전방위적 공급망 관리 역량 확보에 주력하는 것은 시장 지배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이 사상 최고 실적을 이어가며 향후 투자 계획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해운분석기관 알파라이너 등은 선사들이 물류자산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HMM도 해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2025년까지 총 120만TEU의 선복량을 갖추겠다는 포부 아래, 지난 7월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발주했다. 현재 글로벌 선사들의 선복량은 머스크 425만8418TEU, CMA CGM 310만8473TEU, HMM 82만4904TEU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대비해 신조 선박을 중심으로 80%(선복량 기준)가 넘는 선박에 스크러버를 선제적으로 설치하기도 했다.
서비스품질 향상을 위해 냉장·냉동 컨테이너에 사물 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장비를 신규 설치, 시범운영에도 나선다. HMM은 IoT 장비 도입 후, 1~2년 동안 시뮬레이션 등 시범운영을 거친 후 서비스 도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HMM 관계자는 “과거에는 작은 배로 빨리 움직이는 ‘스피드’가 대세였다면 현재는 친환경과 디지털, 통합물류로의 움직임이 특징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HMM이 글로벌 선사와 같은 종합물류기업으로의 투자를 이어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모습이다. 채권단 관리 하의 HMM의 최우선과제는 경영정상화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HMM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이다.
또한 M&A여부 등 향후 거취가 정해진 뒤에야 중장기 전략의 구체적 수립과 이행도 가능할 것으로 풀이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채권단 밑에 있어 적극 투자에 나서는 것은 부담일 것”이라며 “업계 동향을 주시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고민과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