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뉴노멀 시대 새로운 노사관계 열어 가야”
입력 2021.11.29 14:30
수정 2021.11.29 10:02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심포지엄 개최
손경식 경총 회장 “대립적 노사관계 극복 못하면 노사 모두 국민 앞에 설 자리 잃어”
김동원 고려대 교수 “한국 노사관계 시스템, 87년 체제 극복과 뉴노멀시대 과제 직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29일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노사정은 급변하는 경제·산업구조의 대전환 시대에 세계 최하위 수준의 대립적 노사관계를 변화시키지 못할 경우 노사 모두 위기를 맞을 것이라며,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금 세계는 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과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상황을 경험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신산업이 발생하고 경제·사회구조도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투쟁적인 노동운동에 대해 공감하기 어렵다는 사회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노사 모두가 국민 앞에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MZ세대 중심의 새로운 노동조합들은 무조건적인 분배보다는 공정을, 투쟁보다는 소통을 중시하는 새로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언급하며 대립적인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 회장은 우리나라의 대립적인 노사관계를 변화시켜 나가기 위해 노사 당사자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손 회장은 “경영계는 ESG, 투명윤리경영, 사회공헌 등을 실천하고, 협력적 노사관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 나가겠다”며 “노동계도 투쟁적 노동운동을 중단하고 협력적 노사관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대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허권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등도 축사를 통해 협력적 노사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대출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우리 기업들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히며 “지금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산업구조가 급변하는 시대적 전환기인 만큼 우리나라가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과 노동조합의 파트너십과 상생의 노사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우리 노동시장 내 산업, 고용형태, 세대 등의 급속한 전환은 ‘협력과 상생의 노사관계’가 기본 토대가 될 때, 비로소 노사 모두에게 위기를 넘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앙과 현장에서 끊임없는 대화의 자리를 만들고, 양보와 타협의 경험을 쌓아나감으로써 ‘신뢰’의 자산을 축적할 수 있도록 노사정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그동안 투쟁의 성과가 쌓여 임금과 고용, 노조활동이 안정된 노동자는 이제 관성적 대립과 갈등의 노사관계에서 협력의 노사관계를 안정화시키는 과제를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경영계도 상생의 노사관계를 위해 투명 경영의 신뢰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허권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리 사회가 오늘날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기존 적대적·갈등적 노사관계를 떨쳐버리고 협력적·공생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일은 더 이상 이론의 여지가 없는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이정 교수는 “일본이 전후 경재 재건 과정에서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었지만, 대립적 노사관계를 극복하고 노사관계가 안정되자 고도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정 교수는 “일본의 노사관계를 협조적 또는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극심한 노사갈등을 극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밝혔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동원 교수는 “한국 노사관계 시스템은 87년체제 극복과 뉴노멀시대라는 두가지 과제에 직면해있다”고 지적하고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 조직이 가진 다양한 가치와 정체성을 포괄하는 확장된 다원주의로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교수는 “확장된 다원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동시장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 축소를 통해 노사자율적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노동자 그룹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노사간에 이데올로기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원덕 전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금번 심포지엄에서는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김세형 매일경제 논설고문, 이병균 전 한국노총 사무총장, 김영기 전 LG전자 인사노무 총괄부사장이 참여해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조준모 교수는 “아무리 협력적 노사관계라 할지라도 경제와 기술환경에 도태되어 제품 경쟁력을 잃고 사회적 존경을 받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며 “노사관계가 글로벌, 디지털과 사회적 가치를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세형 논설고문은 “강성노동조합이 정치집단에서 벗어나 순수한 노조조합주의로 바뀌어야 하고, 법치주의를 엄격하게 적용해 근로조건 개선 이외의 사항에 대해선 엄단하며, 부당노동행위 제도를 사용자뿐만 아니라 노조에게도 묻는 등 노사형평성에 맞게 법을 손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균 전 사무총장은 “회사는 투명하게 경영을 오픈하고, 노조는 기업경영의 동반자임을 인식하며, 노사관계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밝히는 한편, “안전사고로 인한 불필요한 노사갈등은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기 전 LG전자 부사장은 협력적 노사관계를 위해서 “경영자가 진정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대화하고, 법과 원칙을 준수하며, 미래지향적으로 노동법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