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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美 출장 계기로 국내서도 경영 행보 강화하나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1.11.22 06:00
수정 2021.11.21 21:56

경영 복귀 후 첫 해외 출장서 美 정·재계 인사들과 잇따른 만남

내달 임원 인사-전략회의 통해 사업계획 수립 이후 행보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에서 출국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에서 현지 정재계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는 광폭 경영 행보를 보이면서 귀국 후 국내에서도 이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이번 주 미국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 최종 확정에 이어 내달 초 정기 임원인사 및 조직 개편 단행, 글로벌 전략회의와 내년도 경영 계획 수립 등 굵직한 일정들이 대기하고 있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행보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오는 23일이나 24일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할 전망이다. 지난 14일 출장을 떠나 악 열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서 현지 정재계 인사들과 잇따라 만남을 갖고 현안 해결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번 출장의 가장 큰 미션이었던 신규 파운드리 투자 지역은 이번주 중 최종 확정, 발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때 170억달러(약 20조원)을 투입해 미국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요 증가로 추가 생산라인 증설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 왔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같은 텍사스주 테일러시로 테일러시 공장 부지는 기존 오스틴공장에서 40분 가량 떨어져 있다.


테일러시는 최근 2억9200만달러(약 3400억원) 규모의 세금 감면 인센티브를 의결하며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르면 이번주 초 미국 투자 계획이 확정,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부회장은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와 연방의회 핵심 의원들을 잇달아 만났다.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백악관을 찾아 바이든 정부의 핵심 관계자와 면담했고 전날인 18일에는 미 연방의회 의원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 부회장은 미 정부 관계자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와 해결 방안, 연방 정부 차원의 반도체 투자 기업에 대한 지원, 5세대이동통신(5G) 네트워크와 바이오 등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한·미 양국의 민·관 전략적 협력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의회 의원들에게는 ‘반도체 인센티브 법안(반도체생산촉진법·CHIPS Act)’ 통과 등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 투자할 때 차등 없이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법안 내용에 대해 연방의회 하원에서 반대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의 관점에서는 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인 이 부회장이 수도인 워싱턴 D.C.에서 미국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 글로벌 현안들을 논의하며 '민간 외교관' 역할도 수행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사티아 나델라마이크로소프트 CEO와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미국 현지 기업인들과의 연이은 만남을 통한 네트워크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20일에는 미 동부에서 서부로 날아가 워싱턴주 소재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를 방문, 사티아 나델라 CEO를 만나 반도체와 모바일은 물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메타버스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협력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아마존을 방문해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 등 차세대 유망 산업 전반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삼성전자 스마트TV에 AI ‘알렉사’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업체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CEO(뉴저지주 배스킹리지)와, 16일에는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등과 잇따라 만남을 갖고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베트남 출장 이후 13개월 만에 이뤄진 해외 출장에서, 지난 2016년 이후 5년만에 방문한 미국에서 정·재계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며 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하며 광폭 경영 행보를 보이면서 귀국 후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당장 내달 초 정기 사장단 및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이 예정돼 있고 이를 마치고 나면 내달 중순에는 글로벌전략회의를 통해 내년도 사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상반기)과 12월(하반기) 두 차례 국내외 임원급 경영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사업 부문별 현황과 업황을 점검하는 자리다. 해외 법인장까지 모두 귀국해 회의에 참석하지만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 여파로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연말 정기 인사 뒤에 진행되는 12월 회의는 내년도 사업계획과 맞물려 있어 더욱 중요하다.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내년도 사업 전략이 수립되는 대로 이 부회장의 현장 경영 행보가 국내에서도 활발히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한 직후인 지난 8월 향후 3년간 240조원을 반도체·바이오·AI에 투입하겠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이번 미국 출장 이전까지 참석한 대외 공식 일정은 지난 9월 14일 정부 주관 행사로 열린 '청년희망 온(ON) 프로젝트 간담회'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와 만남을 가진 것이 유일할 정도로 경영 행보를 자제해 왔다.


취업제한 조치와 재판 등을 의식하는 듯한 모습이지만 국가 경제를 위해서라도 보다 적극적인 경영 행보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 재계의 목소리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 이유가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국익이라는 점이 분명한 만큼 국내외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경영 활동을 펼쳐야 한다”며 “이번 미국 출장에서 보듯 국가를 위해 민간 외교관 역할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도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앞에서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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