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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없이 갈 수도?…'윤석열 선대위' 막판 진통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1.11.19 01:00
수정 2021.11.18 23:36

김병준·김한길 영입 놓고 尹·金 충돌

주말 논의 진전 없을 시 배제 가능성도

김종인 향해 '표용력 발휘' 요구 목소리

"잡음으로 선대위 구성 미뤄지면 지지율 견인에 부정적"

국민의힘 윤석열 (왼쪽)대선후보가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 참석 김 전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이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눈 앞에 두고 진통을 겪는 모습이다. 당초 선거전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석열 대선 후보의 인선 갈등이 지속되자, 일각에선 김 전 위원장을 배제하는 '플랜B'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러한 인선 갈등의 중심에는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김한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요직 기용 여부에서 비롯됐다.


윤 후보가 최근 두 인사와 연달아 접촉하며 후보 산하 직속으로 설치될 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요청했지만, 김종인 전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불편한 속내를 표출한 것이다.


전권에 가까운 권한을 원하는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이들의 합류가 달가울 리 없다는 평가다. 이준석 대표는 "김종인·김병준 전 위원장 둘 간에 위계를 다투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그냥 인물만 몇몇 가져다가 통합위원장이라고 앉혀 놓으면 통합이 되나"라고 직격했고, '김종인 체제'를 적극 밀어붙이고 있는 이준석 대표가 "대선은 미래지향적 승부다. 세(勢)를 불리더라도 콘셉트가 명확해야 하는 것"이라 거들기도 했다.


윤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반대 의견에도 김병준 전 위원장 및 김한길 전 대표 영입을 고수하겠다는 의견이 분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후보의 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이 이날 당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한길 전 대표의 영입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갈등의 불씨가 더욱 커졌다는 관측이다.


계속되는 진통에 윤 후보 캠프 일각에선 피로감과 함께 김종인 전 위원장의 단호한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김종인 전 위원장이 김병준 전 위원장 및 김한길 전 대표와 과거부터 쌓아온 껄끄러운 관계가 인선 비토의 원인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자, 보다 포용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인선안이 다소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윤 후보의 의중 또한 존중받을 필요성이 있는 것 아닌가”라며 “본격적인 시작도 하기 전에 이렇게 삐걱거리면 향후 험난한 대선 국면을 어떻게 헤쳐나갈 지 걱정”이라 전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서 악수를 한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 사이에서도 동요가 감지된다. 일부 당원들은 이날부터 이준석 대표가 윤 후보의 선대위 구성 방안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며 특정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이준석 대표 소환 청구서’를 작성해 인터넷에 인증샷을 남기기도 했다.


윤 후보는 정치권에 불거진 갈등설에 개의치 않고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노력을 경주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에서 취재진과 만나 “선대위 구성은 원만하게 잘 진행되고 있다”고 갈등설에 선을 그었다.


다만 언제까지 선대위 구성을 미룰 수 없다는 점에서, 오는 주말 안으로 논의의 특별한 진전이 없을 경우 일단 김종인 전 위원장을 배제한 채 선대위 인선안을 전격 발표하는 선택지를 택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선대위 구성이 계속 미뤄질 경우, 그 자체로 잡음이 원인으로 해석돼 지지율 견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여당 선거 캠프는 이미 활동에 돌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보 입장에서는 선대위 구성이 미뤄질수록 총력전을 펼칠 시간을 하루씩 손해 보는 셈 아니겠나"라 바라봤다.


또 다른 윤 후보 측 관계자도 "지지층이 호불호를 내려놓고 하나의 결과를 위해 모이는 상황에서, 되레 최정점에 선 사람들이 사사로운 감정을 앞세운다면 그 자체로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들 것"이라 강조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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