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어느새 30호골…차붐 기록 도달 가능?
입력 2021.11.18 00:02
수정 2021.11.18 00:03
10년 전 A매치 데뷔골 떠올리며 '하트 세리머니'
차범근 58골은 사실상 도달 어렵지만 역대 3위 가능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이 한국 축구의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6차전 이라크와의 원정경기서 3-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4승 2무로 승점 14점을 기록하며 조 2위를 유지했다.
이로써 승점 3을 보탠 대표팀은 4승 2무(승점 14)를 기록, 이란(승점 16)에 이어 A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제 대표팀은 앞으로 승점 3만 더 보태면 최소 3위를 확보,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내며 승점 4를 추가하면 대망의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확정하게 된다.
이날 손흥민은 1-0으로 앞서던 후반 27분 조규성이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서 골을 추가했다. 손흥민은 첫 번째 킥 당시 정우영이 슈팅 전 페널티 박스로 들어와 득점이 취소됐으나, 두 번째 킥에서도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 입장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경기였다. A매치 개인 통산 30번째 골을 터트린 것은 물론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은 10년 전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넣었던 그곳이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A매치 데뷔골을 맛봤다.
이를 알고 있던 손흥민 역시 득점에 성공한 뒤 하트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서 "어제 훈련을 하러 나왔는데 내가 이 경기장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었다는 걸 들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고, 여기서 뛴 것도 기억을 못 하고 있었는데 좋은 추억, 좋은 기념일이 됐다"며 "팬들도 그때 모습을 좋아해 주셨던 게 생각나서 감사의 의미로 같은 세리머니를 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국가대표팀 A매치 최다골 부문에서도 순위를 높여가는 손흥민이다.
2011년 첫 골을 넣었던 손흥민은 이번 이라크전가지 총 96경기를 소화했고 한국 축구 역대 9번째로 30호골 고지를 밟았다.
축구대표팀 최다골 역대 1위는 ‘차붐’ 차범근 전 감독이 136경기서 기록한 58골(대한축구협회 기준)이다. 산술적으로 손흥민이 차범근 기록에 도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경기당 0.31골을 넣고 있는 손흥민이 차붐 기록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앞으로 28골을 더 넣어야 하는데 연간 A매치 경기 수가 많지 않음을 고려하면 기록 도달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한창 전성기인 손흥민은 자신의 순위를 보다 높은 곳까지 올려둘 수 있다. 차범근에 이어 역대 2위 황선홍(50골)이 멀어보이지만 3위 박이천(36골) 기록에 이제 6골 차로 다가섰기 때문이다.
당장의 목표는 역대 공동 4위에 위치한 김재한과 이동국의 33골이다. 2021년 A매치 일정을 모두 마감한 손흥민이 월드컵 개최년도인 2022년 본선행 확정과 함께 골 폭죽을 터뜨릴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