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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류승룡이라 가능했던 '장르만 로맨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11.15 10:30
수정 2021.11.14 22:17

17일 개봉

배우 류승룡이 첫 상업영화에 도전한 조은지 감독의 손을 잡고 스크린에 돌아왔다.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극한 직업' 이후 2년 만으로 '류승룡표 코미디'가 가득 묻어난 영화다.


'장르만 로맨스'는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린 작품으로 류승룡은 극의 중심을 잡는 김현 작가 역을 맡았다. 전 남편, 현 남편, 아빠, 작가, 스승, 친구 등 얽히고설킨 관계의 중심 속에서 피치 못할 사정과 상황으로 웃음을 전한다.


그동안 '내 아내의 모든 것',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 방의 선물', '극한 직업' 등 많은 흥행작과 캐릭터를 남겼던 류승룡이지만, '장르만 로맨스'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방점을 찍을 작품이라고 애정을 표한 바 있다.


"선이 굵어서 장르 연기를 많이 하다 보니 생활연기가 아닌 과장된 연기를 주로 해왔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에 대한 부담감이 있고요. 이 부분에 대해 조은지 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제게 '장르만 로맨스'는 도전 같은 작품이거든요. 조은지 감독은 배우로서 생활 연기가 훌륭하잖아요. 그 부분을 잘 고려해서 현이라는 캐릭터를 잘 만들어준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방점을 찍은 작품이라고 표현했죠."


촬영을 마친 지 2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장르만 로맨스'. 시나리오를 봤을 때보다 더욱 만족스럽게 느껴지는 결과물이다. 류승룡은 이는 모두 조은지 감독의 공으로 돌렸다.


"'내가 이렇게 연기했었나?'라고 놀라는 장면이 많았어요. 기억 안 나는 연기와 리액션이 많더라고요. 다른 배우들 연기한 것 보고 깜짝 놀라는 재미도 있었고요. 저에게 스스로 집중해 열심히 잘했구나 싶었어요. 다시 하라면 저렇게 못할 것 같단 생각도 해어요. 시나리오를 봤을 때보다 더 촘촘하게 잘 만들어진 것 같아요. 조은지 감독이 후반 작업 때 열심히 고민한 결과구나 싶었죠."


현은 복잡한 관계의 중심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도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잃지 않는 인물이다. 남들이 보기에 부러워하는 위치에 있지만 실상은 완벽하지 않은 현의 모습이 류승룡에게는 매력적이었다.


"완벽한 사람은 매력이 없어요. 현은 서툰 아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인 면이 있어요. 그래서 응원을 하게 되고요."


극 중 현은 슬럼프에 빠져있지만 천재적 재능을 가진 제자 유진을 만나면서 자극을 받아 글을 함께 써 내려간다. 류승룡도 흥행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기도 하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입장에서 현의 마음에 공감을 하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


"관객 수나 시청률에 연연하면 안 되지만 배우로서 그런 것들에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어요. 위축되고 눈치 보이고 힘들어요. 그건 어쩔 수 없어요. 현도 자기의 과거 열정을 비춰준 유진을 만나면서 다시 회복하듯이 저도 '극한 직업', '킹덤'을 통해 자신감을 찾았죠. 자 혼자 극복한 건 절대 아니었어요. 거기서 오는 기분 좋은 자극이나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회복이 가능했죠."


반면에 잘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적은 없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연기와 후배들이 하는 역할들은 따로 있으니 겁을 먹을 필요가 없다.


"사실 위기의식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어요. 후배들이 올라오는 것에 대해선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하고 응원해 주고 싶어요."


류승룡은 '장르만 로맨스'의 유진 역으로 스크린에 첫 데뷔한 무진성에게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다. 현장에서 긴장을 하고 잘하고 싶어 눈을 반짝거리는 무진성을 보며 흐뭇한 마음에 들기도 했단다.


"무진성이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현장에서 긴장하고 열정을 드러내는 걸 보고 저의 예전 모습이 기억났어요. 유진 캐릭터에 대해 고민과 분석을 많이 해왔더라고요. 그게 저는 멋져 보였고 자극도 많이 받았어요. 영화를 보니 자랑스럽더라고요. 앞으로도 응원해 주고 싶어요."


'장르만 코미디'는 류승룡의 전매특허인 코미디 연기가 또 한 번 빛을 발한다.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대사나, 불편한 관계 속에서 예측불허의 상황이 웃음을 안긴다. 류승룡은 일부러 웃기려 들지 않는다. 상황에 자연스럽게 자신의 던져 놓음으로써 코미디를 완성한다.


"생활 속에서 감을 잊지 않으려고 하는 부분이 있어요. 일부러 노력한다기보단, 제 기질이 그래요. 코미디 연기라고 해서 웃기려고 노력하진 않고 그냥 생각하는 저변에 깔려있는 것 같아요. 그런 면들이 연기할 때 주효하게 작용되는 것 같네요."


'장르만 로맨스'는 사랑과 주변의 관계를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도록 만드는 메시지를 곳곳에 배치했다. 류승룡 역시 이 작품을 통해 주고받는 소통과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다.


"관계라는 것이 주고받는 거잖아요. 선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준만큼 받으려고 하면 고통이 돼요. 조건 없이 주는 선물이라면 몰라도요. 내가 주는 것만큼 받으려고 하는 잘못된 이해입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상대방이 날 어떻게 생각하느냐도 중요한 것임을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소통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깨달았죠."


17일 개봉하는 '장르만 코미디'는 위드 코로나 속에서 관객과 만나게 됐다. 2년 가까이 코로나19로 인해 관객과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았던 상황에서 오랜만에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고 있다.


"극장 산업 자체가 휘청거릴 정도로 많은 타격을 입었어요. 한 공간에서 소중한 사람과 같은 경험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도 알게 됐고요. 이번 기회를 통해 깨닫게 된 것이 많았어요. 하루라도 빨리 상황이 완화돼 완벽하게 일상이 회복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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