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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기차? 우린 수소차 심장 노린다"…분리막 국산화 앞둔 현대오일뱅크

경기 용인 = 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1.11.15 07:00
수정 2021.11.15 09:16

김철현 현대오일뱅크 중앙기술연구원장 인터뷰…자체 분리막 기술로 수소차 '정조준'

자동차, 중장비, 수전해 등 각 분야 수소연료전지 소재 공급 계획…'퍼스트 무버' 가속페달

김철현 현대오일뱅크 중앙기술연구원 연구원장(상무)이 11일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현대오일뱅크

'탄소중립'이 글로벌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자동차 시장에선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가고 친환경차의 시대가 왔음을 의미한다. 친환경차 양대 산맥인 전기차와 수소차가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다.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내연기관차에 연료를 공급해주던 현대오일뱅크도 탄소에서 그린으로 강력한 체질 변화를 뜻하는 '탄소중립 그린성장'을 선언했다. 그 중심엔 수소가 있다. 배터리가 전기차의 핵심이듯, 수소차의 심장인 연료전지를 정조준했다.


그 일환으로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초부터 연료전지 핵심부품인 연료전지용 분리막·전해질막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업체는 우리가 진출할 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지만, 수소연료전지 소재는 아직까지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업체가 없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6월 국내 한 업체로부터 수소차용 분리막 기술·장비를 인수하면서 설비 구축에 나섰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중앙기술연구원'을 총괄하고 있는 김철현 연구원장(상무)은 지난 11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연료전지용 분리막 진출 계기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전기차가 배터리에 이미 만들어진 전기를 '충전'시켜 작동하는 것과 달리, 수소차는 수소연료전지로 전기를 '만들어' 모터를 구동한다. 연료전지안에 탑재된 분리막은 전해질막의 뼈대 역할을 하며, 전해질막은 수소를 수소이온과 전자로 분리해 연료전지가 전기를 생산하도록 역할을 한다.


일정 출력 밀도를 유지하면서 내구성을 갖춰야 하는 등 높은 기술적 완성도가 요구되는 것이 전해질·분리막이다. 현대오일뱅크는 1단계 사업으로 분리막 생산 설비를 구축한 뒤 2단계로 전해질막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연료전지의 가습·건조 조건에서 전해질막이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강재를 도입하는 데, 이것이 분리막이다. 앞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전해질막 물량에 대응하려면 품질은 물론,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분리막 수급이 중요하다."


전해질막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김나영 그린테크연구팀 책임연구원은 분리막의 중요성에 대해 이 같이 강조했다. 결국 분리막 컨트롤 능력이 수소연료전지 소재 시장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이라는 설명이다. 이것이 가능한 업체는 해외 소수 기업에 불과하다고 김 연구원은 덧붙였다.


"고객사의 요구대로 디자인하고 커스터마이징(맞춤 제작) 하는 기술이 있다면 자동차, 중장비, 수전해 등 각 영역에 맞도록 고성능·고내구성을 구현하기 유리하다. 그런 면에서 자체 분리막 기술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왼쪽부터 김나영 현대오일뱅크 중앙기술연구원 그린테크연구팀 책임연구원, 김철현 연구원장, 박세정 그린테크연구팀 책임연구원ⓒ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안에 충남 천안시에 수소연료전지 분리막 생산 설비 구축을 완료한 뒤 내년 3월부터 시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상용화가 되면, 자체 기술로 분리막을 생산하게 된다.


이렇게 생산된 분리막에 전해질을 입히면 전해질막이 된다. 전해질막은 국내 완성차-부품업체가 생산하는 연료전지셀 부품으로 공급되며, 이 셀을 여러 개 탑재하면 연료전지스택이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전해질막 역시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철현 원장은 "분리막·전해질막은 2023년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차 시장에 대한 전망이 워낙 밝기 때문에 일단 상용화되면 바로 이익이 날 것으로 본다. 얼마든지 우리 시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분리막 시장은 2025년 1000억원 규모에서 2030년엔 4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같은 시기 전해질막은 1조원에서 4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에서는 수소차 대표 주자인 현대차가 2022년 4만대에서 2030년엔 50만대까지 생산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내세웠다. 이 같은 중장기 로드맵이 현실화되면 전해질막 수요 역시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김 원장은 "승용차 뿐 아니라 트럭, 버스, 건설기계 등 중량 차량(heavy duty vehicle)도 제품 특성상 수소연료전지가 적절하다. 이 시장 역시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주요 추진목표ⓒ산업통상자원부

현대오일뱅크는 승용차·상용차 등 모빌리티 영역 뿐 아니라 발전 시장에서도 수소연료전지 소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이 것이 수전해다.


수전해는 전기화학 반응을 이용해 수소와 산소를 생산하는 기술로, 수전해 설비는 양극, 음극, 분리막으로 구성된 수전해셀로 이뤄진다.


김 원장은 "연료전지가 전기를 만든다면, 수전해는 전기를 사용한다. 이 때 분리막은 동일하게 사용된다. 수전해 장치가 보급될수록 여기에 탑재되는 분리막·전해질막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린성장'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선 전문 인력이 필수적이다. 김 원장은 현재 65명 규모의 연구인력을 내년에는 100명, 2025년에는 160명으로 공격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탄소중립, 수소 등 친환경 연구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발 빠른 사업영역 확대로 오는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만 연간 매출 5000억 원, 영업이익 1000억 원 이상을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목표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분리막·전해질막 기술 국산화라는 첫단추를 잘 꿰야 한다. 소수이지만 다른 경쟁업체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가 경쟁사들을 제치고 '퍼스트 무버'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김 원장은 자신있게 답했다.


"분리막 품질은 이미 한 완성차업체로부터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품질과 공급 안전성 모두 우리가 경쟁사 보다 당연히 앞설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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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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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미래기술연구원 2021.11.15  08:41
    2022 배터리 시장 전망과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소재 개발 동향 세미나 안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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