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1개월 아이 재운다며 질식사 시킨 어린이집 원장 '징역 9년'

억지로 재우려 아이 엎드려 눕힌 채 다리로 눌러

재판부 "불필요한 외력을 가하는 것은 학대 행위"

학대방임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대전법원종합청사 전경.ⓒ연합뉴스

생후 21개월 된 원생을 억지로 재우려고 자신의 다리 등으로 압박해 숨지게 한 어린이집 원장이 실형을 받았다.

대전지법 형사11부(박헌행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A(54)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수강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제한 10년도 명령했다.

지난 3월 30일 A씨는 대전 중구 자신의 어린이집에서 당시 생후 21개월 된 아이를 재우려고 낮잠 이불 위에 엎드려 눕힌 다음 양손으로 아이를 끌어안고 오른쪽 다리를 아이 몸 위에 올려 못 움직이게 했다. 아이가 발버둥 치자 꽉 끌어안은 그는 11분간 자세를 유지하다 아이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엎드린 채 그냥 둔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다른 아이들을 상대로도 총 35회에 걸쳐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학대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낮잠을 자는 과정에서 뒤척이거나 움직이는 건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 있어서도 자연스러운 행위"라며 "아이들 몸 위에 성인의 다리를 걸쳐놓는 등 불필요한 외력을 가하는 것은 학대 행위"라고 판시했다.

A씨의 학대 행위를 보고도 방관한 혐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방조)로 함께 기소된 보육교사 B(48)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교육 수강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제한 5년 명령도 내려졌다.

재판부는 "B씨의 보육교사 경력이 10년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A씨 행위가 학대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홈페이지 관리 등 자신의 업무에 집중하면서 직접 학대 행위에 가담한 것은 아닌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