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3분기 실적 ‘부진’…위드 코로나, 반전 열쇠인가 위기인가
입력 2021.11.11 06:41
수정 2021.11.10 18:38
홈쇼핑 빅4, 일제히 실적 감소
위드 코로나 전환…외부 활동 늘면서 악재 작용가능성도
여행상품·PB상품 늘리는데 ‘힘’…생존책 마련에 속도
주요 홈쇼핑 업체들이 올해 3분기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집콕’ 효과로 반사이익을 누렸으나 이커머스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송출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이 모두 두자릿 수 하락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홈쇼핑 빅4(GS·CJ·롯데·현대) 주요 홈쇼핑사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0~36.2%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홈쇼핑 업체들이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홈쇼핑 빅4 업체는 모두 영업이익이 3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수혜를 톡톡히 봤다.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고 생활용품 등 고마진 상품 판매가 늘어난 덕분에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외부 활동이 늘고 온라인 쇼핑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송출 수수료 부담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을 위한 투자 역시 증가하면서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특히 송출수수료가 여전히 문제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사, T커머스 등 12개 기업이 유료방송사업자에 지출한 송출 수수료는 2조234억원이다. 이는 해당 업체들 평균 매출의 53.1%에 해당한다. 올해 송출 수수료 인상률은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하나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당시 반짝 실적을 기록했던 상황과 달리,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소비자들이 다시 백화점 등 오프라인 시장에서 구매를 늘리고 있어서다.
업계는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꾸밈 상품을 크게 줄였다. 뷰티·패션 상품 편성을 자제하고, 건강이나 위생 관련 상품 편성을 늘려 위축된 소비 진작에 힘썼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여행이나 뷰티·패션 관련 상품 편성을 자제하고, 건강기능식품이나 위생 관련 상품 편성을 늘렸다”면서 “특히 재택근무와 아이들의 개학 연기 등에 착안해 탕이나 국·고기·구이 같은 가정 간편식 제품들을 다양하게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재택근무와 사회적거리두기 등 외출자제 현상과 맞물리면서 홈쇼핑 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리긴 했지만, 특정 상품만 판매되는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여기에 TV시청 수요 감소 등 대외적인 트렌드 변화로 성장 정체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넘어야 할 산으로 분석된다. 디지털, 온라인 전환 등 생존 전략에 나서게 되면서 비용은 늘고 수익성은 악화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위드 코로나 전환과 함께 그동안 부진했던 여행 상품뿐 아니라 패션·뷰티 등 다른 카테고리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 상품의 경우 소비자들의 구매가 이어지면서 전례 없는 흥행이 잇따르고 있어 거는 기대가 높다.
실제로 주요 홈쇼핑 업계는 지난달 나란히 해외여행상품 판매 재개를 시작했다.
CJ온스타일이 선보인 해외여행상품은 1시간 동안 주문금액이 130억원을 넘고 롯데홈쇼핑 유럽 특집전 예약 건수는 1만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객단가가 높은 가을겨울(FW)패션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FW패션은 홈쇼핑 1년 성적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카테고리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패션 부문이 부진했으나 올해는 소비가 살아난 만큼 시즌리스·프리미엄 자체상품(PB)을 강화하는 작업에 힘을 주고 있다.
PB상품의 경우 독점판매가 가능해 브랜드 인기가 곧 회사 매출로 직결되는 효과가 크다. 패션쪽 PB로만 한정됐던 상품리스트에는 최근 식품도 추가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가정간편식 수요가 크게 늘면서 이에 발맞춘 행보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라이브 방송을 통해 모바일 유인책을 마련하거나, 크리에이터와 함께 협업을 진행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도 한창이다.
최신 유행 상품, 시즌을 고려한 업계 최초 원데이 특집 방송 등 콘텐츠를 강화하고 빠른 배송에 힘을 주고 있는 것도 생존 정책의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는 TV에 의존하지 않고 젊은층을 유입하기 위한 다양한 고민과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며 “TV홈쇼핑 업체들도 생방송 진행 경험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콘텐츠를 선보이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