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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유동규-정진상 통화 사실 몰랐다…검·경 수사협력 '깜깜'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입력 2021.11.06 06:06
수정 2021.11.05 15:47

文 "검·경 대장동 수사 협력하라" 지시했는데…엇박자 논란만 반복

"핫라인 구축해 적극 협력"한다더니…유동규 휴대전화 놓고 신경전

정진상, 검찰 압수수색 정보 사전에 알았나…진성준 "우연의 일치"

수사 주체 일원화, 효율성 재고 요구 높아져…특검 여론 거세지나

지난 9월 경기도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과 경찰 간 협력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속한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의 긴밀한 협력’을 지시했지만, 엇박자 논란이 잇따르면서 결국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9월 29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하기 직전 정진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실장과 통화한 사실을 파악했다. 하지만 경찰은 검찰에 관련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5일 입장문을 통해 "일부 언론에 마치 수사팀이 정 부실장에 대한 수사를 뭉갰다는 취지의 보도가 있었다"며 "압수수색 당시의 유 전 본부장이 소지한 휴대전화는 경찰에서 포렌식 중에 있고 검찰에 그 분석 결과가 통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보도 이전에 검찰은 유 전 본부장과 정 부실장 간의 어떤 형태의 통화 사실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었다"며 "해당 보도는 전혀 사실과 다르고, 앞으로도 검찰은 이 사건 수사를 엄정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의 입장문이 경찰로부터 자료 협조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부실한 수사를 벌여왔음을 시인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대장동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해 달라"며 "검찰과 경찰은 적극 협력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대검찰청은 같은 날 "검경 핫라인을 구축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지시했다"며 "현재도 검·경간 유기적인 협조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유 전 본부장의 통화 정보도 공유되지 않았음이 드러난 것이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뉴시스

유 전 본부장이 과거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과정에서도 검경 간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 바 있다.


유 전 본부장의 과거 휴대전화를 찾고 있던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경찰의 영장 신청을 뒤로한 채 먼저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경찰 측 원성을 샀다. 또 성남시청에 대한 수사를 두고도 검찰은 강제수사를, 경찰은 임의수사를 벌이면서 엇박자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야권과 법조계는 대장동 의혹의 중대성을 고려해 수사 주체를 일원화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특히 압수수색 직전에 정 부실장과 유 전 본부장 간 통화가 이뤄진 것을 두고 수사 정보가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검찰을 수사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비판에도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이 같은 의혹과 관련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정 부실장이 먼저 (유 전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던데 공교롭게도 압수수색 시작 전이었고 이는 우연의 일치"라며 "평소 본인이 알던 유 전 본부장의 모습과 너무 달라서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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