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QD 등장에 LG 걱정 반 기대 반…자발광 생태계 확장 이룰까
입력 2021.11.03 06:00
수정 2021.11.02 18:32
삼성디스플레이 QD 이달 양산…삼성전자·소니 공급 예정
범 OLED 진영 확대 기여…韓 디스플레이 주도권 탈환 기대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양산 준비를 거의 끝마치면서 자발광 생태계 확장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OLED 진영을 홀로 이끌었던 LG디스플레이와 함께 디스플레이 시장의 탈(脫) 액정표시장치(LCD)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새로운 경쟁자를 맞이한 LG입장에선 다시 한 번 신발 끈을 조여 맬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말 QD-OLED로 불리는 QD 디스플레이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해당 패널은 향후 삼성전자와 소니 등 글로벌 TV 제조업체에 납품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QD디스플레이는 나노미터 크기의 퀀텀닷 소재를 색채필터로 활용하는 디스플레이다. 기존 LCD보다 색재현력 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QD디스플레이는 파란색 OLED 소자를 발광원으로 사용한다.
업계에서는 QD 디스플레이의 양산으로 삼성과 LG의 자발광 TV 경쟁 심화가 불가피하다면서도 생태계확장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달 28일 열린 2021년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경쟁사(삼성전자의)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출시를 통해 새로운 경쟁 형태가 만들어지면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다른 측면에서는 OLED 생태계가 확대된다는 점에서 시장에 긍정적 요소도 있다고 본다”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TV 제조에 필요한 대형 OLED 패널은 여전히 LG디스플레이 외에는 생산업체가 전무한 상황이다. 기술 난이도가 높아 고른 품질을 유지하며 양산을 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OLED 보급에 걸림돌로 작용한 비싼 가격이 형성된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 역시 다년 간 OLED를 생산하며 일정 수준의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고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 양산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면 가격 안정화에도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TV 시장이 LCD에서 OLED로 전환하는데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를 양산하고 그 동안 자발광 TV를 생산하지 않았던 삼성전자까지 범 OLED 진영에 합류하게 되면 OLED 생태계는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실제 OLED TV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팬데믹 영향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올해 OLED TV 출하량은 65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대비 8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OLED TV를 생산하는 제조업체만 하더라도 2019년 17개에서 올해 20개로 늘어났다. 2013년 OLED TV 제조사가 LG전자 외에는 전무했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디스플레이 산업은 LCD로 대표되는 비자발광 디스플레이에서 OLED 등 자발광 디스플레이로의 전환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와있다”며 “삼성과 LG 양사가 기술 우위를 통해 시장을 다시 한 번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