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딘 개발력 내재화 카카오게임즈, 실적도 퀀텀점프하나
입력 2021.11.02 14:38
수정 2021.11.02 14:39
카카오게임즈,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지분 총 51.95% 보유하게 돼
퍼블리셔 넘어 오딘 IP와 개발력 내재화 성공…글로벌 판권도 확보
향후 연결 실적 편입될 경우 영업이익 2배 수준으로 뛸 전망
카카오게임즈가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을 개발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지분을 자회사를 통해 추가로 인수하면서 개발력 내재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이번 인수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향후 연결 실적으로 편입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실적 퀀텀점프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유럽 법인은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지분 약 30.37%를 취득하기 위해 선급금 4500억원을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분 총 취득금액은 올해 7월 1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12개월의 성과를 기반으로 두 회사가 합의하는 조건에 따라 확정된다.
여기에 카카오게임즈가 이미 소유한 지분 21.58%를 합산하면 총 지분율은 51.95%가 돼,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지적재산권(IP)와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개발력을 내재화하고, 기존에 보유했던 오딘의 대만 판권에 더해 타 글로벌 지역의 판권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지난 6월 출시된 오딘은 김재영 대표가 설립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개발한 모바일 MMORPG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리니지2M을 제치고 앱 마켓 매출 1위를 지속 석권하며 흥행 대박에 성공, 게임업계 판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 2021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유력 대상 후보로 거론된다.
이번 지분 인수로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향후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연결 실적 편입 여부다. 이미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흥행 효과로 올해 연 매출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실적 개선을 이루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매출은 3942억원, 영업이익 7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1.87%, 236.54% 증가할 전망이다.
여기에 지금까지 지분만큼만 반영됐던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실적이 이번 인수로 향후 연결 재무제표로 편입할 수 있게 되면,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고 개발사 지급 로열티도 절감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뛸 것으로 전망된다. 퍼블리셔 특성상 수익이 분배되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오딘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대만을 비롯해 북미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진출에 본격 나서면서 카카오게임즈의 해외 매출 확대도 예상된다.
투자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내년 영업이익이 2배 이상 뛸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정을 통해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의 실적을 연결기준으로 편입하게 될 것”이라며 “2022년 영업이익은 기존 2418억원에서 4083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지분 21.58% 보유하고 있으며, 콜옵션을 모두 행사할 경우 최대주주로서 재무적 연결 편입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앞으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기업공개(IPO)에 성공하게 되면 카카오게임즈의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지분은 추가로 확대되고, 지분가치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지분 인수 계약에는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IPO에 성공할 시 카카오게임즈가 추가로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풋옵션' 조항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공시된 계약 조건에 따르면,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IPO가 완료될 경우, 김재영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대표는 5년이 경과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기업공개 당시 김 대표가 보유한 라이온하트 발행 주식 20% 한도 내에서 1회에 한해 카카오게임즈 유럽 법인에 해당 주식을 매수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추가로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선 카카오게임즈는 오딘의 내년 대만 진출을 시작으로 북미유럽, 일본 등 해외 진출을 본격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사업 방향을 추가하는 경영 체제 개편을 단행했다. 남궁훈 대표가 북미·유럽 법인장을 겸직하고, 조계현 대표는 아시아권을 맡아 각자 지휘하며 글로벌 공략에 본격 나선다.
다만, 이번 인수가 카카오게임즈 자회사를 통해 이뤄졌고 선급금을 우선 지급하기로 결정한 단계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연결 편입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재무적인 사안은 아직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