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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식 이슈 몰이…與 "시대적 과제" 평가, 이면엔 '당혹'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1.11.01 15:06 수정 2021.11.01 15:07

'치고 빠지기' 게릴라식 정책 이슈 띄우기

與 "제도화 노력" 공언했지만, 거리 두기도

대장동 덮고 文과 차별화 시도 해석

文 정권 계승과 교체 사이 아찔한 줄타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동시다발적으로 정책적 이슈를 던지고 있다. 대장동 의혹에 집중된 여론을 분산시키는 한편,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전략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 측은 “네거티브 선거가 정책적 논쟁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시작은 ‘음식점 총량제’였다. 지난달 27일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을 방문한 이 후보는 “음식점 허가 총량제를 운용해 볼까 하는 생각도 있다”고 운을 띄웠다. 비슷한 시기 “이야기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주 4일제도 언급했다. 논란이 되자 “공약해서 시행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며 슬그머니 물러났지만, 논쟁적 이슈를 던짐으로서 여론몰이를 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실제 이 후보는 “언론인들이 우리 사회 주요 의제로 만들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누가 잘했고 못했고를 떠나 당장 시행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국민적 논쟁을 만들어 자유와 방임 사이 그 한계와 경계가 어떤 것인지, 망할 자유를 보장하는 게 국가의 역할인지 고려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니냐”고 받아들였다.


뿐만 아니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대응책으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카드를 꺼냈고, “30~50만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까지도 제시했다. 이 밖에도 ‘개발이익 환수’ ‘부동산 감독원 신설’ ‘모병제’ ‘양육비 국가 대지급제’ 등 다양한 분야, 장기·단기를 가리지 않고 각종 정책 이슈를 쏟아냈다.


대선 후보가 제시한 만큼, 민주당은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1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 후보가 최근 던진 화두들은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정책 의총을 활성화해 당론을 모으고 제도화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주 4일제나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당과 협의가 된 것은 아니고, 당내 논의가 필요하다. 또 야당 혹은 정부와의 협의도 필요하다”며 “대선 후보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결국 원내에서 논의를 거쳐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면에는 당혹스런 기류도 감지된다. 집권 여당 대선 후보의 발언은 공약이나 정책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후보가 너무 치고 나간다는 판단에서다. 일례로 이 후보가 ‘음식점 총량제’를 거론한 이후 민주당 관계자는 취재진의 물음에 연신 “당과 논의한 적 없다”, “검토를 해야 한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었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고용진 수석대변인도 “선거대책위원회가 공식 발족하기 전에 이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는 당과 조율돼 나가는 단계가 아니다”며 “후보자의 개별 메시지로 나간 것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를 급하게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향후 주요 정책들은 당 선대위에서 종합 정리해서 발표할 것”이라고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후보의 행보를 두고 문재인 정권과의 일종의 차별화 시도로 해석한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을 통해 정치적으로 ‘문재인 정부 계승’의 상징성을 보여줬다면, 정책적으로는 ‘이재명 브랜드’를 내세우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여론이 높다는 점을 특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전날 생활체육 행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변화라는 걸 한번 보여드리고 실제 성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4기 민주정부’ 보다는 특별한 기대가 모이는 ‘이재명 정부’가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또 같은 날 공개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정권교체인지는 모르겠지만 권력교체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했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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