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년 TBS 출연금 120억 삭감…輿 "방송법 위반 소지"
입력 2021.10.29 19:46
수정 2021.10.29 19:47
시의원 "예산안 수립, 정치 행위 변질"
서울시가 내년 TBS(교통방송) 출연금을 올해 예산의 절반 수준으로 대폭 삭감할 계획이라고 밝힌 데 대해 서울시의회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29일 서울시의회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TBS의 내년도 출연금을 TBS 연간 예산의 절반 수준인 252억7400만원으로 책정했다. 올해 TBS 예산은 515억원이었다.
서울시가 올해 TBS에 준 출연금 375억원과 비교하면 내년도 출연금은 약 120억원이 삭감된 수준이다.
특히 라디오 분야 제작비는 올해 62억원에서 내년 2억4000만원으로, TV분야는 37억원에서 1억1000만원으로 줄어드는 등 97% 삭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TBS는 서울시에 380억원의 예산 편성을 요구했으나, 투자출연기관 출연금을 20%로 일괄 삭감한다는 서울시 지침에 따라 330억원 수준으로 줄여 논의를 이어갔다. 그러나 서울시는 최근 TBS에 내년도 전체 예산의 50% 수준만 반영하겠다고 통보했다.
1990년 서울시 산하 교통방송본부로 출발한 TBS는 지난해 2월 별도 재단인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를 만들어 서울시에서 독립했다. 하지만 수입의 대부분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지해 재정적으로는 완전히 독립하지 못한 상태다.
서울시의 출연금 삭감 통보에 서울시 여당 의원들이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만선 서울시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오세훈 시장이 입맛에 안 맞는다고 시민의 방송을 길들이려 하고 있다"며 방송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오 시장은 예산안 수립이 정치 행위로 변질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라고 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겨냥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TBS는 2016년 9월부터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라디오로 송출하고 있다. 뉴스공장은 지난해 서울 수도권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청취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달 20일 국회 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 논란과 관련해 "여러 가지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