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관객 시대 끝날까”…공연계, 위드 코로나 기대
입력 2021.10.29 14:00
수정 2021.10.29 08:56
"관객들, 공연장은 안전하다는 믿음 생겨"
백신 인센티브제 도입으로 위드코로나 대비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그간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여러 업종들이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2년 가까이 거리두기 좌석제를 운영하면서 ‘반쪽 관객’을 맞아야 했던 공연예술계도 누구보다 ‘위드 코로나’ 시행을 기다리고 있다.
그나마 올해는 공연장 문을 닫거나, 많게는 두 자리씩 띄어 앉기가 시행됐던 지난해에 비하면 비교적 좋은 성적을 냈다. 올해 초부터 거리두기 단계가 조정되면서 4단계에서도 일행 간 띄어 앉기로 운영할 수 있어 전체 객석의 최대 70%까지 관객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대극장 뮤지컬 경우 손익분기점이 70% 안팎이라, 현재 거리두기 시행 단계에선 겨우 손해를 면하는 수준에 그친다. 70% 티켓을 모두 판매하는 것도 일부 인기 공연의 이야기이고, 대부분은 공연을 올리면 올릴수록 손해를 입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거리두기 4단계에 들어가기 이전인 6월 공연시장을 2019년 동월과 비교해 보면 띄어 앉기를 시행하고 있음에도 인터파크 판매 기준 매출액이 14%나 성장했다. 또한 7월 공연시장 역시 KOPIS 기준 7월 12일부터 거리두기 4단계에 돌입했음에도 2019년 7월과 비교해 공연건수가 거의 줄지 않았고, 매출액은 오히려 30%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흐름에는 ‘시카고’나 ‘위키드’ 등 유명 대형 뮤지컬이 중심에 있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여러 차례 공연하면서 흥행이 입증된 대작들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면서 나타난 결과인 셈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스테디셀러가 강세를 이뤘지만,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이런 경향이 더 견고해졌다.
때문에 업계에선 코로나19 이후 더 깊어진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위드 코로나 시행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공연 관계자는 “대극장 뮤지컬이 점차 회복세를 띄고 있는 것과 달리 중소규모 극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여전히 어려운 처지에 있다”면서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선 먼저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고 공연시장이 코로나19 이전의 컨디션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도 본격적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에 돌입했다. 브로드웨이 측은 올해 연말까지 완전히 정상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브로드웨이 전체 41개 극장의 배우, 연출, 직원들의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시행한다. 관객들이 공연을 보기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은 물론 백신 접종 증명서를 보여 줘야 한다. 웨스트엔드도 지난달부터 정상화하며 ‘오페라의 유령’ ‘겨울왕국’ ‘레미제라블’ 등을 공연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위드 코로나 시대에 앞서 많은 제작사들과 공연장들이 코로나19 백신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 있다. 현재까지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하데스타운’ ‘엑스칼리버’ ‘메리 셸리’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이토록 보통의’, 연극 ‘인사이드’ ‘보도지침’ ‘리어왕’ 그리고 예술의전당의 기획 공연 등이 백신 인센티브제를 실행했다.
위드 코로나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한 공연 관계자는 “그간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공연을 올리면서 ‘공연장은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여전히 거리두기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공연계 매출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방역에 대한 관객들의 믿음으로부터 비롯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실제 공연장 내에선 단 한 차례의 감염 사례가 없었다”며 “위드 코로나가 진행돼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방역 조치를 시행하면서 더 많은 관객을 만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