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업계, 위드 코로나 기대 높지만 물가 인상에 ‘속앓이’
입력 2021.10.27 06:21
수정 2021.10.26 17:23
높은 수입 의존도, 편중된 수입 구조에 대안 찾기 어려워
올 들어 대부분 가공식품 가격 올라, 추가 인상 부담 커
내달 위드 코로나 전환을 앞두고 외식과 식품 소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련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무섭게 치솟는 물가 탓에 가격 인상 압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서다.
이미 가공식품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가격 인상이 단행된 탓에 추가적인 인상 시도에 대한 부담은 크지만,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감당할 수 없다는 위기감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5일 '최근 우리 경제의 주요 이슈 점검'을 주제로 열린 온라인 워크숍에서 이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를 넘으면 2012년 2월(3.0%) 이후 9년8개월 만이다. 한은은 또 올해 연간으로도 기존 전망치인 2.1%를 상당 부분 웃돌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실제로 산업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폭은 더욱 크다.
대형마트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수입 과일, 육류 등 신선식품 가격이 작년과 비교해 10~30%가량 크게 올랐다.
대두, 밀, 옥수수 등 원재료를 수입해 가공식품을 만드는 식품업계와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의존도가 높은 외식업계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0.0포인트로, 2011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치솟는 국제 유가에 글로벌 물류난까지 겹치면서 수입 식품에 대한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탓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곡물 수입량이 많은 국가로 자급률이 20% 초반에 불과하다. 밀, 옥수수 등은 자급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고, 품목별 수입선도 몇 개 국가에 편중돼 있어 국제곡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다.
예년 같으면 오른 가격만큼 소비자 가격을 인상해 대응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 이미 대대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한 상황이라 추가적인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이 큰 것이다.
그동안 수개월에 걸쳐 라면, 스낵, 음료, 두부, 조미료, 즉석밥 등 가공식품 전반에 걸쳐 가격 인상이 이어진 데다 이달에도 원유 가격 인상분이 반영되면서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는 소비자들에게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다. 특히 위드 코로나 전환을 앞두고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인 만큼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원재료나 식재료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입 의존도가 높은 탓에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에 결국엔 가격 인상 밖에 방법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그토록 고대했던 영업제한 해제를 앞두고 있지만 이번에는 가격 압박에 대한 부담으로 고민이 큰 상황”이라며 “연말까지 특수가 예상되지만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찾지 않으면 모두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