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본경선 여론조사 '4지선다'로 확정…洪·尹측 반응은
입력 2021.10.26 13:44
수정 2021.10.26 13:44
양측 의견 종합했으나 洪측 주장에 무게
'원칙' 강조한 당 지도부 의견 반영된 듯
洪측 "상식적 결과"…尹측 "입장 정리 중"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본경선 여론조사 문항이 결정됐다. '가상 양자대결'을 주장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의 주장과 '4지선다'를 주장한 홍준표 의원 측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면서도, 전통적 여론조사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대선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여론조사 문구에 관해 논의한 끝에 만장일치로 문항을 결정했다.
선관위 산하 여론조사 소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은 이날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만장일치로 본경선 여론조사 문항에 대해 의결했다"며 "가상대결을 전제로 해서 질문하고 본선 경쟁력을 묻는 방식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성 의원은 "질문은 하나이며 가상대결을 질문에 포함해서 경쟁력을 묻는 것으로 했다"며 "일대일로 다 설명을 해주고 마지막에 우리가 본선경쟁력이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묻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껏 질문 내용을 공개한 적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문항은 세부적으로는 공개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설명을 종합해볼 때 여론조사 문구는 '차기 대선에서 이재명 대 홍준표, 이재명 대 윤석열, 이재명 대 원희룡, 이재명 대 유승민이 대결하게 된다. 국민의힘의 4명의 후보 중 누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보느냐'는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일대일 가상 양자대결을 주장한 윤 전 총장 측의 주장과 '4지선다'를 주장한 홍 의원 측의 주장을 일부 반영한 것이지만, 홍 의원 측의 주장에 더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윤 전 총장 측이 제시했던 이재명 후보와의 양자 가상 대결을 4번에 걸쳐 묻는 방식은 '전례가 없다'는 측면에서 기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날 오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사실 A안과 B안이 충돌할 때 서로 입장을 조정 못하면 선의에 따라 보통 C안을 꺼내들 경우가 있다"며 "전 그렇게 됐을 때 전례가 없는 안이 나오면 나중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혼란에 빠질 수 있어 과거 우리 당에 역사와 전통에 있었던 방법들 중에서 선택해달라. 그 정도의 주문은 선관위원들께 지금 하게 됐다"고 전한 바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 역시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논란이 될 때는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 옳다"면서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전통적 관례가 있다"고 했다.
성 의원은 일부 후보가 이의제기를 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의 제기를 안할 걸로 보여진다. 다 의견 수렴했다"며 "선관위 결정은 번복될 수 없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선관위는 그간 세 번에 걸쳐 각 캠프의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를 전문가 의견과 더해 의결한 것이다.
홍 의원의 캠프는 이같은 선관위 결정에 '상식적인 결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캠프의 여명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1대1 가상대결 방식은 여러 해석의 여지를 줄 수 있어 부적절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면 윤 전 총장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본경선 일반여론조사는 내달 3∼4일 실시되며, 1∼4일 진행되는 선거인단 모바일·전화 투표 결과와 50%씩 합쳐 5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