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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검찰, 이재명 위한 방탄 검찰?…소리만 요란한 '대장동 수사'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입력 2021.10.23 05:23
수정 2021.10.22 21:01

수사부터 기소까지 허점투성이 뭇매…'윗선' 수사 원천차단 의도?

'친정부 검찰총장' 예견된 사태였나…여당은 수사배제·특검 요구 무조건 선긋기

법조계 "우려가 현실로…김오수·수사팀 직무유기 수사 받아야"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수사 능력과 의지 모두 의심스러운 모습을 잇따라 보여주면서 국민적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곳곳에서 압수수색을 벌이고 주요 인물을 체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곤 있지만 핵심적인 증거 확보는 고의로 피하는 듯한 장면이 계속 연출내면서 수사를 총괄하는 김오수 검찰총장의 속내와 의중에 의구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8일 검찰은 미국에서 입국한 천하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공항에서 즉시 체포해놓고 '충분한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43시간 만에 석방했다.


법조계는 이처럼 핵심 피의자를 입국 직후 체포하고도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뚜렷한 사유 없이 해외로 출국했던 피의자는 도주나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간주해 대부분 영장을 청구하기 때문이다.


앞서 검찰은 의혹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혐의 소명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기각당해 망신을 사기도 했다. 사건이 중앙지검에 배당된 지 20여일이 지나도록 강제수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주문하자 3시간 만에 서둘러 영장을 청구한 결과였다. 철저한 진상규명보다는 정권의 눈치를 보는 데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쇄도한 대목이다.


압수수색 과정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가 반복됐다. 검찰은 4차례 연속 성남시청 압수수색을 벌이면서도 시장실과 비서실은 계속 예외로 뒀고 5번째 압수수색에서야 뒤늦게 시장실을 수색했다. 대장동 수사에서 개발사업의 최종 결재권자인 성남시장의 관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다. 이를 거듭 미룬 것은 수사가 윗선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증거인멸 시간을 벌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대두된다.


또한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기소하면서 뇌물 혐의만 적용하고, 구속영장 청구 때 적시했던 배임 혐의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제외했다. 이번 사건의 윗선으로 의심받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로 혐의가 연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꼬리 자르기 수사' 일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청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법조계 안팎으로는 김오수 검찰총장 체제에서 사실상 예견된 사태가 현실화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총장은 취임 전부터 친정권 성향 논란을 빚어온 인물로, 정권말기에 권력형 비리 수사를 덮는 '방탄총장'역할을 자처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지난해 8월 당시 김오수 법무부 차관에 대한 감사위원 제청을 거부하자 청와대 인사 수석이 항의성 전화를 몇 차례 했다고 폭로했다. 청와대가 김 총장을 중용하기 위해 직접 감사원장까지 압박할 정도로 '우리편' 인사로 낙점했다는 분석에 무게를 실어주는 대목이다.


서울남부지검장 출신 고영주 변호사는 "감사위원도 되지 못한 인물이 검찰총장 자리에 앉으니 정권의 뜻에 발맞춰 검찰을 움직이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여기는 듯하다"며 "정권이 자기들 편에 서서 방탄막을 펼칠 인물을 제대로 앉혔다"고 지적했다.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김 총장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은 광주 대동고 동문이고 송 의원은 이재명 진영에 가담한 지 오래다"며 "이런 구도에서 검찰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수사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재명을 위한 방탄검찰이 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검찰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집권 여당의 재집권을 위해 앞잡이가 된 적이 없었다"며 "수사팀은 언젠가 직권남용과 직무유기로 전원 수사 받고, 김 총장을 비롯한 책임자들은 감옥에 갈 각오를 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김 총장은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검찰이 '이재명 봐주기 수사'를 벌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자 "밤낮없이 수사하고 있다" "억울하다" "결대로 수사 하겠다"고 항변하면서도 수사에서 손을 떼라는 야권의 요구는 일축했다. 이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1일 "전담수사팀을 신뢰하고 명확한 진상규명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두둔하면서 김 총장 배제 가능성을 선 그었다.


야권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을 재차 요구하고 있지만, 여권은 '시간 끌기용 정치공세'라며 맞서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특검 도입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가운데, 최근 "검찰과 경찰이 적극 협력해 진실을 규명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지시한 것은 특검 요구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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