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LBM은 도발 아닌 위협"…軍, 北 이중기준 철회 요구 사실상 '수용'
입력 2021.10.21 12:34
수정 2021.10.21 16:40
"도발은 영공·영토·영해에 피해 끼치는 것"
서욱 국방부 장관은 21일 북한이 시험발사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위협"이라고 말했다.
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북한의 SLBM 시험발사를 도발로 보느냐는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용어를 좀 구분해서 사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 장관은 "도발이라고 하는 건 영공·영토·영해에 피해를 끼치는 것"이라며 SLBM 시험발사가 우리나라를 직접 겨냥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답변도 내놨다.
공개된 신형 SLBM이 우리나라를 사정권에 두고 있지만, 영공·영토·영해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았으니 도발이 아닌 위협으로 평가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이중기준 철회'를 국방 분야 최고 책임자가 사실상 수용한 것이기도 하다.
이중기준 철회란 북한의 신무기 시험을 '군사도발'이 아닌 '정당한 국방력 강화 행위'로 봐달라는 뜻이다. 국제규범을 어기고 핵개발을 해온 북한의 무력증강을 비확산 모범국인 한국의 군사역량 강화와 동등하게 간주해달라는 억지 주장이지만, 대북성과에 목을 매는 문 정부가 이를 수용하며 남북 접점 만들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군 당국은 이날 국감에서 북한 SLBM 능력이 '초보적 단계'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서 장관은 북한 SLBM 능력과 관련해 "여러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발사 플랫폼(잠수함)과 결합돼야 해 초보단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타격용 SLBM인 △북극성-4ㅅ(시옷) △북극성-5ㅅ 등의 시험발사 가능성에 대해선 "(능력이) 그 정도까지는 안 되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밝혔다. 해당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이 진수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서 장관은 미국 타격용 SLBM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지를 묻는 질문에 북극성-4ㅅ·북극성-5ㅅ 등에 대한 "시험발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그 정도는 안 될 거라고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