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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환경·드라마와 결합…새로운 개성 담는 힐링 예능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1.10.19 12:30
수정 2021.10.19 12:06

시즌제 드라마로 다진 케미, ‘해치지 않아’·‘산촌생활’

죽도 생활기에 담은 의미, ‘오늘부터 무해하게’

한적한 곳에서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스타들의 일상을 담아내는 힐링 예능이 진부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여전히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드라마와 세계관을 공유하는가 하면, 환경 문제와 결합하는 등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변주를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tvN

지난 2014년 첫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는 도시에서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한 끼’ 때우기를 낯설고 한적한 시골에서 시도한 프로그램이다. 배우 이서진과 옥택연이 시골에서 머무르며 자급자족 라이프에 도전했고, 이를 통해 밥을 해먹고 휴식을 취하는 시골 생활이 그 자체로 흥미로운 콘텐츠가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삼시세끼’는 이서진, 옥택연 조합에 배우 김광규가 합류한 정선편을 비롯해 배우 차승원, 유해진의 어촌편,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의 산촌편 등 시즌을 거듭하며 최근까지도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


이후 고즈넉한 풍경과 정성이 들어간 요리, 함께 나누는 음식을 담아 편안함을 선사하는 이른바 ‘힐링 예능’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국적인 곳에서 현지인들에게 요리를 제공하는 ‘윤식당’부터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평화로운 제주 생활을 체험하게 하는 ‘효리네 민박’과 한적한 곳으로 캠핑을 떠나는 과정을 담은 ‘캠핑클럽’과 ‘바퀴 달린 집’ 시리즈 등 다양한 변주를 거쳤다.


최근 화려한 라인업과 큰 스케일을 자랑하던 JTBC ‘바라던 바다’와 tvN ‘우도주막’이 1% 대의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하면서 힐링 예능도 주춤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들이 나왔지만, 새로운 개성을 담은 힐링 예능들이 등장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드라마의 세계관을 담은 tvN ‘해치지 않아’와 ‘슬기로운 산촌생활’이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슬기로운 산촌생활’에서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의 주역들이 활약 중이다. 배우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가 고정으로 출연 중이고, 배우 김해숙과 신현빈이 게스트로 출연해 반가움을 더했다.


‘해치지 않아’는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악역 3인방 엄기준, 봉태규, 윤종훈이 뭉쳐 반전 재미를 선사 중이다. 드라마 내에서 섬뜩한 연기로 서늘함을 조성했던 세 배우는 ‘해치지 않아’에서 의외의 수더분한 면모를 보여주며 흥미를 자아낸다. 배우 이지아와 한지현, 김영대 등 또 다른 출연 배우들이 깜짝 등장해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줘 드라마 종영의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요리를 하고,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일상을 담는 전개 구조 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다. 그럼에도 작품에서 보여준 케미를 현실에서도 그대로 보여주며 드라마 팬들을 행복하게 하고 있다. 특히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지 않는 프로그램 특성상 출연진들의 케미가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중요한데, 이들 모두 이미 검증된 케미를 마음껏 뽐내며 힐링 예능만의 매력을 실감케 하고 있다. 드라마 내에서와 다른 관계, 성격을 지켜보는 것도 새로운 흥미가 되는 등 세계관 공유를 통해 색다른 매력을 선사 중이다.


ⓒKBS

자연친화적인 곳에서 절친한 친구들의 케미를 담아내는 또 다른 프로그램인 KBS2 ‘오늘부터 무해하게’는 환경이라는 의미 있는 소재를 담아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자연에서 흔적 없이 머물며 탄소제로(중립)생활에 도전하는 필(必)환경 예능으로, 배우 공효진과 이천희, 전혜진이 출연한다.


에너지 자립섬인 죽도에서 펼치는 일주일 간의 생활기를 다루는 이 프로그램은 출연진이 ‘탄소제로 생활’에 도전하며 환경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끌어낼 전망이다. 첫 회에서 살짝 공개된 죽도의 풍경만큼은 기존의 힐링 예능 못지않게 아름다웠다. 여기에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필환경’ 시대에 발맞춘 ‘오늘부터 무해하게’가 재미와 의미 모두를 잡으며 힐링 예능에 새로운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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