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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반도체 수급난에 그랜저 5년 연속 10만대 무산되나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1.10.12 05:59
수정 2021.10.08 17:41

지난해 최다 기록 경신한 그랜저, 반도체 대란에 판매량 3천대 '뚝'

4Q 판매 부진 심화되면 현대차 올해 목표치 달성 힘들 듯

그랜저ⓒ현대자동차

반도체 대란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대표 준대형 세단인 현대차 그랜저의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 행진이 4년에서 멈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차는 반도체 물량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일정이 늦어지면서 올해 전체 목표치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2일 현대차에 따르면 9월 그랜저 판매량은 3216대로 전년 동월 대비 72% 급감했다. 올해 들어 최저치로, 전월 판매량인 3685대 보다도 13% 줄었다.


2016년 11월 풀체인지(완전변경)된 6세대 모델로 나온 뒤 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월 평균 판매량 8805대를 기록할 정도로 잘 달리던 그랜저가 최근 두 달간 3000대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판매가 고꾸라지면서 1~9월 누계 판매량은 6만4978대를 기록, 전년 동기(11만3810) 판매량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5년 연속 연간 10만대 달성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랜저는 지난해 국내에서만 14만5464대가 팔리며 1986년 첫 출시 이후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이렇게 잘 나가던 그랜저가 차량용 반도체 대란으로 역풍을 맞은 것이다.


반도체를 구하지 못하자 현대차는 올해에만 7번(4월 12~13일, 19~20일, 5월 24일~26일, 6월 16일, 7월 13일~8월 6일, 9월 9일, 15~17일) 충남 아산공장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아산공장에서는 현대차의 주력 세단 라인업인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한다.


현대차는 그간 반도체 재고 상황을 직접 점검하며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왔다. 그 결과 올 상반기까지 9000대에 가까운 월평균 판매대수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지만, 7월 여름 휴가로 인한 조업 공백과 반도체 공급난이 겹치면서 생산 대수 방어에 실패했다.


특히 가동 중단이 가장 길었던 7~8월은 여름 휴가 일정(8월 2~6일) 외에 아산공장 내 전기차 설비 설치 공사로 생산량이 3000대 수준으로 급감했지만, 9월에는 순전히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이슈로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반도체 대란이 지속될 수록 판매 부진은 심화될 전망이다.


반도체 재고 부족에 납기 기간도 덩달아 늘었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그랜저 생산 요청시 예상 납기는 2.5 가솔린 기준 9~10주였지만 이제는 3~4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반도체 대란은 그랜저 뿐 아니라 현대차·기아가 생산하는 대부분의 생산 라인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4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그랜저의 라이벌 K8의 판매량은 7월까지 4개월간 월 평균 5516대였으나 8월 3170대, 9월 3188대로 주저 앉았다.


K8은 첫날 사전계약 대수만 1만8000대를 넘어서는 등 올해 '초대박' 조짐을 보였지만 예상 밖의 반도체 대란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기아는 궁여지책으로 몇 가지 옵션을 제외하는 대신 가격을 깎아주는 '마이너스 옵션'을 내놨다.


마이너스 옵션은 노블레스 이상 트림에 기본 적용되는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를 선택하지 않으면 40만원을 깎아주는 방식이다.


중형 세단 쏘나타도 반도체 대란 여파로 작년 1~9월 5만2000대였던 판매량이 올해에는 4만5000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쏘나타의 맞상대인 기아 K5 역시 지난해 9월 누계 판매량은 6만6000여 대 였으나 올해는 4만8000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하반기 들어 전체 판매량이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현대차는 지난해 판매량 미달은 물론, 올해 목표치 달성도 무산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78만7854대를 판매한 현대차가 제시한 올해 목표 판매대수는 74만1500대다. 현재와 같은 속도라면 가능성이 낮다.


한편 현대차는 먼저 출고가 가능한 모델을 중심으로 공급 지연을 최소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각 권역별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이어가는 한편 빠른 출고가 가능한 모델을 우선 생산하는 등 생산 일정 조정을 통해 공급 지연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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