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윤석열·유승민, 방송토론 녹화 직후 '정법' 놓고 언쟁
입력 2021.10.07 12:16
수정 2021.10.07 12:16
尹캠프 "尹, '정법은 동영상 많으니
한 번 보면 어떤 분인지 알 수 있다'"
劉캠프 "尹, '정법 유튜브 보라…
미신이라 하면 명예훼손 될 수도'"
국민의힘 2차 예비경선 마지막 방송토론 녹화 직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 사이에서 언쟁과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쌍방은 당시의 상황과 분위기, 오간 대화를 놓고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어 '진실게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KBS에서 있었던 지난 5일 방송토론 녹화 직후 윤석열 전 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정법(正法)'을 거론하며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법'은 이날 토론에서 유 전 의원이 윤 전 총장에게 "이런 사람을 아느냐"고 물었던 '진정스승'의 별호(別號)이자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명의 일부다.
윤석열 캠프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이날 토론 직후 유승민 전 의원과 악수하는 과정에서 "아까 말한 분들 중에 정법이라는 분은 강의 동영상이 많으니 한 번 보면 어떤 분인지 알 수 있다"며 시청을 권유했다. 이에 유 전 의원은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답했다는 주장이다.
윤석열 캠프는 "격한 분위기나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며 "토론에서 나온 얘기 가지고 굳이 따지거나 항의할 이유도 없고 지금까지 그런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유승민 캠프에 따르면 윤석열 전 총장과 유 전 의원이 악수하는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이 "정법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정법 유튜브를 보라"며 "정법은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정법에게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 면전에까지 손가락을 흔들며 항의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유 전 의원도 윤 전 총장을 향해 "내가 언제 그 사람들 보고 미신이라고 했느냐"며 "아는 사람인지 물어본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는 것이다.
유승민 캠프는 "유 후보는 토론회에서 '정법'은 거론한 적도 없는데, 대체 '정법'은 또 누구냐"며 "허위사실 유포를 멈추고 유 후보 면전에 손가락을 흔들어댄 것이나 사과하라"고 맞받았다.
양측의 주장에서 일치하는 것은 악수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전 총장이 토론 때 언급됐던 '진정스승'을 별호인 '정법'이라 칭하며 유승민 전 의원에게 "유튜브를 한 번 보라"고 했고 유 전 의원은 부정적으로 답했다는 것 정도다. 그외의 분위기나 상황 등은 쌍방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쌍방은 모두 KBS에 저장돼 있을 방송토론 녹화 직후의 상황이나 녹음 등을 공개해 확인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예비경선이 종료될 때까지 '진실게임'의 진위는 가려지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윤석열 캠프는 "당시 윤 후보는 방송토론 마이크를 벗지 않은 상태"였다며 "이 상황은 녹음돼 있을 것이니 확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유승민 캠프도 "윤 후보 캠프에서 상황이 녹음되어 있을 것이라고 하니 녹음 내용은 물론 스튜디오 CCTV도 확인하자"고 받았다.
다음은 당시 상황과 관련해 윤석열 캠프와 유승민 캠프에서 발표한 설명 전문이다.
쌍방 캠프 주장 중에서 일치하는 것은
'정법 유튜브 한 번 보라' 시청 권유 뿐
분위기나 상황 묘사는 서로 전혀 달라
"KBS 녹화·녹음 까자"…'진실 게임'
[윤석열 캠프에서 알려드립니다]
어제 토론회 직후 윤석열 후보가 유승민 후보의 가슴팍을 밀었다는 등의 보도는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윤 후보는 토론 직후 후보들과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유 후보에게도 "선배님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악수를 하면서 "아까 말씀하신 분들중에 정법이라는 분은 강의 동영상이 많으니 한 번 보시면 어떤 분인지 알 수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격한 분위기나 상황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토론에서 나온 얘기 가지고 굳이 따지거나 항의할 이유도 없고 지금까지 그런 적도 없습니다. 그러자 유 후보가 그게 무슨 상관이냐며 악수한 손을 뿌리치고 갔습니다.
당시 윤 후보는 방송토론 마이크를 벗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이 상황은 녹음돼 있을 것이니 확인이 가능합니다. 윤 후보가 유 후보의 대기실을 찾아간 사실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습니다.
터무니 없는 가짜뉴스로 후보에 흠집내기식 보도가 이뤄진 점에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정권교체를 위해 원팀이 돼야 함에도 있지도 않은 사실을 언급한 캠프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합니다.
[유승민 캠프에서 알려드립니다]
윤석열 후보 측에서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왜곡하니 대응하지 않을 수 없어서 어제 토론회 직후 발생한 상황을 사실대로 알려드립니다.
어제 토론회 직후 유승민 후보는 후보들과 인사를 나누다가 윤석열 후보와 인사를 나누게 됐습니다. 유 후보는 윤 후보와 악수하고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한 뒤 지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윤 후보가 대뜸 "정법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정법 유튜브를 보라. 정법은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정법에게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 될 수도 있다"라고 하면서 유 후보 면전에 손가락을 흔들며 항의했습니다.
이에 유 후보는 "내가 언제 그 사람들 보고 미신이라고 했습니까? 아는 사람인지 물어본 거 아닙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유승민 후보는 '정법'이 누군지, 사람 이름인지조차 모릅니다. 유 후보는 토론회에서 '정법'은 거론한 적도 없는데, 대체 '정법'은 또 누굽니까. 윤 후보 캠프에서 상황이 녹음돼 있을 것이라고 하니 녹음 내용은 물론, 스튜디오 CCTV도 확인합시다.
유 후보가 악수한 손을 뿌리쳤다는 건 명백한 허위입니다. 있지도 않은 말과 상황을 만들어내는 윤석열 후보 캠프와 후보의 창의력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상황을 모면하려 매번 내놓는 거짓말, 이제 그만 하십시오. 국민들이 궁금한 것은 윤 후보가 중요한 의사 결정을 과연 누구와 하고 있는가일 것입니다. 허위사실 유포를 멈추고, 유 후보 면전에 손가락을 흔들어댄 거나 사과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