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사, 석유·천연가스에 19조 투자
입력 2021.10.06 08:36
수정 2021.10.06 08:37
민형배 의원 “CO2 배출원 투자, 기후위기 주범”
최근 10년간 국내 은행과 보험사들이 석유와 천연가스에 투자한 금액이 19조원을 넘었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석탄과 다음으로 큰 이산화탄소 배출원으로, 이에 대한 투자가 계속된다면 2050 탄소중립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각 금융사들로부터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은행과 보험사의 석유·천연가스 투자액이 19조 2909억원에 달했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이 12조 79억원, 보험사가 7조 2830억원이었다.
2050 탄소중립 선언을 계기로 금융사들의 탈석탄금융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석탄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석유와 천연가스가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석탄 다음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는 점이다. 2018년 기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 중 석유에 의한 것이 33.8% 가스에 의한 것이 20.6%로 절반 가량이 석유와 천연가스에서 나오고 있다. 석탄 산업에 대한 금융투자 수요는 급감한 반면,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기후위기 위험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아 금융사들은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석유·천연가스 투자현황을 금융사별로 보면, 은행의 경우 농협은행이 4조 4729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우리은행 2조 1142억원, 하나은행 1조 9689억원, 국민은행 1조 5992억원 순이었다. 보험사는 삼성생명 1조 3906억원, 교보생명 9807억원, 현대해상 6097억 순이다.
에너지원 별로 살펴보면, 은행의 경우 전체 12조 79억원 중 63%인 7조 6189억원을 천연가스에, 34%인 4조 1577억원을 석유에 투자했다. 보험사의 경우 전체 7조 2830억원 중 77%인 5조 6135억원을 천연가스에, 15%인 1조 1189억원을 석유에 투자했다.
사업부문 별로 살펴보면 은행은 발전부문에 24%, 조선에 21%, 파이프라인(터미널) 사업에 17%를 투자했다. 보험사는 발전부문에 42%, 파이프라인(터미널) 부문에 30%, 조선에 18%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형배 의원은 “석탄은 시민사회의 지적으로 시장에서 많이 퇴출됐으나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투자는 현재진행형“이라며 ”세계적으로 석유와 천연가스의 온실효과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는 만큼 이 또한 석탄과 같이 좌초자산이 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사들이 탈석탄금융선언을 넘어 탈석유천연가스 선언을 미리 준비하고 출구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