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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선택한 공무원, 그 친구가 분노하며 폭로한 카톡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1.10.02 16:59
수정 2021.10.02 17:20

대전시 9급 공무원이 휴직 신청을 하루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고인의 친구가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한 업무 지시가 있었다며 친구의 사망에 대해 철저한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YTN

1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20대 공무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씨의 친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대전시 공무원 친구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A씨가 직장에서 많은 괴롭힘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누리꾼 B씨는 "지난 1월 제 친구는 대전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주변 사람들과 연락도 다 끊고 많은 노력과 외로움을 이겨내고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해 1년 만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며 "하지만 그 꿈을 펼친 지 1년이 지나지 않아 친구는 먼저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했다.


이어 "임용이 된 후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어했으나 친구의 성격상 꼼꼼하게 일도 잘하고 금방 적응하는 듯 보여 큰 걱정 없이 잘 이겨내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던 7월 새로운 부서로 발령받은 뒤 갑자기 매일 연락하던 친구로부터 연락이 뜸해졌고, 뭐하냐고 하면 항상 '야근을 하고 있다'고 하는 친구의 답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B씨는 A씨에게 '공무원이 야근을 왜 이렇게 많이 하냐' '대전시 일을 너 혼자 다 하냐'고 말하며 장난스럽게 넘어가곤 했다는 것.


ⓒYTN

B씨는 "그러한 말들에 대한 친구의 답변은 항상 '주변에서 이런 것들로 힘들어하면 나중에 소문이 안 좋게 날 것' '너무 힘들다'였다"며 "9월부터는 친구가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를 당하고, 혼자만 행정직 공무원이기 때문에 나머지 사람들이 협조를 안 해준다'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는다' '군대보다 직원 취급도 안 해준다' '업무를 물어봐도 혼자 알아보고 해결하라고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또한 B씨는 "저는 친구에게 병원 진단과 처방 그리고 휴직을 권유했고, 친구는 진단과 처방을 받고 휴직을 남겨둔 하루 전날 하늘나라로 떠났다"며 "병원 진료 기록에는 '비웃고 무시한다' '커피를 타오라고 한다' 등 말도 안 되는 내용이 적혀있었다"고 폭로했다.


그리고 "점심 먹었느냐는 질문에 '왕따를 당해서 밥 먹으러 가자고 말도 못한다'고 답하더라"면서 "일이 힘드냐는 질문에 '사람 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많이 했던 제 친구는 정말 직장 내 괴롭힘, 따돌림, 부당한 업무지시를 받지 않았겠냐, 출근 1시간 전 일찍 출근하여 물을 떠놓고 커피를 타오라는 지시는 부당한 게 아닌거냐"라고 분노했다.


ⓒYTN

그러면서 "친구는 휴직을 내기 전에도 팀장·과장에게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고민했고, 주변의 시선과 인수인계 그리고 팀 분위기를 걱정했다"며 "사실무근이라고만 답하는 (대전시 측의) 태도에 더 화가 난다"고 했다.


또한 B씨는 해당 사건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그들은 사실무근이라며 이 사건을 부인하고 있다"고 대전시 측의 태도에도 분노했다.


A씨의 유족 측도 B씨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YTN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생전 가족과 통화에서 "출근이 9시까지인데 8시 전에 와서 책상 위에 물과 커피를 따라 놓으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내가 '그건 아닌 것 같다'고 거절하니까 그 뒤로 나를 싫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가 일했던 부서 관계자는 "부당한 업무 지시와 직장 내 따돌림은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유족 측은 대전시에 조사를 요청했고, 대전시는 관련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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