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구태 정치 대표” vs 홍준표 “보수궤멸 선봉장”
입력 2021.10.02 00:15
수정 2021.10.02 00:51
尹-洪, 5차 TV토론회서도 정면충돌
尹 “당대표 시절 선거, 초유의 참패”
洪 “당시 文대통령 품에서 벼락출세”
1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5차 TV토론회서 양강구도를 형성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다시 한번 충돌했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에게 “구태정치 대표”라고 선공했고, 홍 의원은 “보수궤멸 선봉장”이라고 반격했다.
이날 오후 생방송으로 열린 MBN 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은 “같은 당원을 향한 ‘망둥어’, ‘바퀴벌레’, ‘연탄가스’ 등 내부 총질 발언과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는 거친 말로 회자됐다”며 “이런 전형적인 구태 정치 때문에 당 대표 시절인 2018년 지방선거에서 초유의 참패와 후보들의 유세 지원 거부가 일어난 것 아니냐”고 홍 의원을 몰아세웠다.
홍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제가 그때 당을 바로잡고 일으켜 세울 때 윤 전 총장은 어디에 있었나”라며 “문재인 대통령 품 안에 있지 않았냐. 두 번에 걸쳐 벼락출세하고 보수궤멸하는 데 선봉장에 서며, 정치검사한 것은 생각하지 않냐”고 꼬집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이 경남지사 시절 측근의 비리에 대해 공격했다. 윤 전 총장은 “홍 후보께서 경남지사 시절에 측근들이 산하기관장으로 저지른 인사 채용 비리, 문서위조 등으로 구속 실형을 살았고, 비서실 별정직 직원들이 유죄를 받았다”며 “사전에 알았나”고 물었다.
홍 의원은 “(윤석열 캠프의) 정점식 의원이 공안부장을 할 때 우리한테 덮어씌운 사건인데, 아마 정점식 검사가 그것을 이야기한 모양”이라며 “내가 알았으면 그냥 놔뒀겠냐”고 여유롭게 응수했다.
윤 전 총장이 “산하기관이고, 비서실 직원들인데 몰랐으면 지사로서 자격 없고 무능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하자 홍 의원은 “고발사주 사건에 손준성 검사가 관련됐다면, 알았나 몰랐나”라고 되물었다.
‘고발 사주 의혹’ 공방은 홍 의원의 주도권 토론에서 다시 이어졌다. 홍 의원은 “윤 후보와 손준성 검사는 법률 공동체가 아니냐”고 공격하자 윤 전 총장은 “이런 식의 정치 수준을 떨어뜨리는, 정치를 저질화시키는 말을 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며 “근거를 가지고 말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홍 후보의 말을 막으며 “법률 공동체라는 말이 지구상에 어디 있느냐. 근거로 이야기해야지, 막 얘기하면 수준이 떨어져서 국민이 외면한다”고 말했다.
‘곽상도 제명’ 7명 찬성...홍준표만 ‘△’
한편 이날 토론회서는 ‘아들 퇴직금 50억원’ 논란으로 탈당한 곽상도 의원에 대해 대부분의 의원이 ‘제명’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8명의 후보 가운데 홍 의원만 유일하게 ‘자진 사퇴’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국회에서 감옥에 가 있는 사람도 제명하지 않고 월급도 다 주고 있다”며 “곽 의원을 설득해서 자진 사퇴하도록 하는 게 옳지 않나. 그래도 안 되면 마지막에 제명 카드를 꺼내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에 하태경 의원은 “같은 지역에 검사 후배라고 봐주는 것이냐”며 “저런 안이한 태도 때문에 ‘상도수호당’이 되는 것이다. 제발 우리 당이 상도수호당이 안 되도록 도와달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곽 의원은) 이미 국회의원으로서 어떠한 역할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고 국민이 국회의원으로 보지 않는 상황”이라며 “스스로 사퇴할 것으로 봤지만 본인이 사퇴에 반대했다고 하니 결국 국회가 처리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승민 전 의원은 “대장동 게이트에 연루된 주인공인 이재명 후보를 상대하기 위해선 우리부터 깨끗하고 당당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국회의원에 대한 청렴 기준을 확실하게 올리고, 이재명 후보를 잡으려면 제명은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우리가 조국사태를 비난하면서도 이번에 ‘제 식구 감싸기’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고 정권교체에도 큰 걸림돌이 된다”며 “정치인의 윤리 수준을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하기에 제명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대장동 사건의 몸통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라며 몸통이 여야를 뛰어넘어서 보호병풍을 치기 위해 보험을 든 게 곽 의원 아들의 퇴직금인데, 이것을 차단해야만 몸통의 핵심을 밝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이번 사태를 통해서 국민이 많은 고통을 받았다. 책임을 무겁게 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고,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이재명 일당을 모조리 벌 주기 위해 (곽 의원이) 속죄양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오는 5일 6차 토론회를 마지막으로, 6일과 7일엔 책임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오는 8일엔 본선 진출 후보 4명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