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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 언급한 김정은 "中과 전략·전술 협동강화"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1.10.02 05:01 수정 2021.10.01 22:50

김정은, 최고인민회의 연설서

국제관계 구도 '신냉전'으로 요약

"北, 美에 기대감 없을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개 대남·대미 메시지를 내놓자마자 대중국 밀착행보를 보였다.


김 위원장이 국제관계 구도를 '미중 신냉전'으로 요약한 상황에서 "적대세력의 반중 책동을 물리치는 중국을 지지한다"고 밝힌 만큼, 북한 대외정책이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일 김정은 위원장이 신중국 건국 72주년 국경절을 맞아 시 주석에게 보낸 축전 전문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축전에서 "우리 당과 정부와 인민은 적대 세력들의 광란적인 반중국 대결 책동을 물리치고 나라의 자주권과 발전권, 영토 완정을 수호하기 위한 중국 당·정부·인민의 정당한 투쟁을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두 당, 두 나라는 사회주의 위업을 전진시키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공동의 투쟁에서 전략·전술적 협동을 강화하면서 동지적 단결을 과시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전통적인 조중(북중) 친선·협조 관계가 두 당, 두 나라 인민의 공동염원에 맞게 끊임없이 발전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외무성 역시 이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조중민간교류촉진협회' 명의의 글에서 "적대 세력들이 중국의 사회적 안정을 파괴하고 발전을 저해하려고 비난과 압박의 도수를 높이고 있지만 중국공산당을 신뢰한다"며 "자기가 선택한 사회주의 길을 따라 나아가는 중국 인민의 앞길을 가로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뉴시스
단기성과에 목마른 文정부
美中경쟁 염두에 둔 北


북한은 올해 초 제8차 노동당대회를 통해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연대' 의지를 천명한 이후 중국을 포함한 전통 우호국과 지속적으로 접촉면을 넓혀왔다.


이번 축전의 경우 중국 국경절 기념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국제정세 구도를 신냉전으로 규정한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밝힌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오늘 세계가 직면한 엄중한 위기와 도전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면서도 "보다 근본적인 위험은 국제평화와 안정의 근간을 허물고 있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강권과 전횡이다. 미국의 일방적이며 불공정한 편 가르기식 대외정책으로 하여 국제관계 구도가 '신냉전' 구도로 변화되면서 한층 복잡다단해진 것이 현 국제정세 변화의 주요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그간 '급변하는 조선반도(한반도) 주변 정세' 등의 표현을 활용하며 간접적으로 미중 전략경쟁을 고려한 대외정책을 시사해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미중 신냉전 구도를 언급한 뒤, 북중 양자가 '지역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공동투쟁에서 전략·전술적 협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대미협상을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관측이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가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것과 달리, 북한은 구조적 변수를 감안해 장기적 관점에서 대미협상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하노이 노딜을 경험한 북한이 바보가 아니라면 미중대결 구도 속에서 북미관계에 기대를 걸고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북한은 미중대결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어떤 미국 대통령이든 양보는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미국에 대한 기대 없이 15년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자료사진) ⓒ신화/뉴시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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