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에 이웃부부 죽인 그 놈, 계획적이었다
입력 2021.10.01 05:51
수정 2021.10.01 03:28
층간소음 갈등으로 위층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사망케 한 30대가 '계획적 범행'이었음을 인정했다. 경찰은 범행을 저지른 정모 씨(34)가 3개월 전 흉기를 구입하고 범행 당시 아파트 현관문을 두드린 뒤 피해자를 보자마자 흉기를 휘두르는 등 범행을 미리 준비를 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해왔다.
30일 전남 여수경찰서는 "(정씨가) 5년 전부터 위층과 층간소음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범행 당시 화가 나 범행(살인)에 대해 마음을 먹고 위집에 올라갔다고 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씨는 27일 오전 0시 33분 여수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윗집 주민과 말다툼을 하던 중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등산용 칼을 30대 부부에게 휘둘렀다. 피해자의 60대 부모에게는 중상을 입혔다. 부부의 두 자녀는 방으로 대피한 뒤 문을 잠가 화를 면했다.
범죄 심리 분석관이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정 씨에 대해 세 차례 심리조사를 한 결과 '내성적인 은둔형 성격'으로 판단했다.
일용직 근로자인 정씨는 일이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혼자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들과 만남도 갖지 않고 대화도 하지 않는 전형적인 은둔형 외톨이였다는 것. 경찰은 "내성적이지만 각종 환경에 민감한 성격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건 다음날인 28일에는 여수의 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모씨와 관련된 누리꾼들의 증언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살해된 부부 집에서 발생한 소음은) 심하지 않고, A씨는 유독 샤워만 해도 그랬다고 알고 있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웃 주민은 TV조선을 통해 "(A씨가) 자주 아랫집에서 왔다고 했다. 너무 힘들다고, 너무 예민하다고. 조용히 해 달라고 몇 년 전에도 계속 찾아오고 그랬다"고 전했다. 피해자 지인은 JTBC를 통해 "자주 아랫집에서 왔다더라. 너무 예민해서 힘들다고 했다"면서 "바닥에 매트 같은 거 다 깔려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살해된 부부는 아파트 인근 상가에서 치킨집을 운영해 밤늦게 퇴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증언에 따르면 이들이 퇴근 후 집에서 샤워라도 하면 A씨가 올라와 "물소리가 시끄럽다"며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내달 초까지 수사를 마무리한 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