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韓 방위산업 규모 선진국과 격차 여전”

한국 방위산업 경쟁력 변화 비교

정전 이후 국방비 244배↑…세계 10위

전진국과 격차 지속…경쟁력 하락 지적도

한국 국방비 추이 및 글로벌 군사력 상위 10개국.ⓒ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 방위산업 규모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지만 선진국과의 격차는 여전히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다음달 1일 국군의 날을 맞아 국내 및 국외 시장에서 한국 방위산업의 경쟁력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한국의 국방력은 지난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 이후 질적, 양적으로 크게 발전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서 발표한 국가별 국방 지출 통계를 살펴보면 2019년 불변가격 기준 한국의 국방비는 1953년 대비 2020년 약 244배 증가하여 세계 10위 국가로 도약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는 미국과 비교하면 1953년에는 미국 군비 지출의($492,223,백만달러) 0.04%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미국의($766,583,백만달러) 6.01%로 증가했다.

국방비 뿐만 아니라 병력, 전쟁 지속력, 국토면적 등의 다양한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더라도 현재 한국의 군사력은 세계 10위권 내로 손꼽힌다.

2021 GFP(Global Firepower) 세계 군사력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유럽 주요국을 제치고 글로벌 6위의 국방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지수가 처음 나오기 시작한 2005년 기준 14위에 비해 8계단 상승한 것이다.

한국 방산업체 방산부문 매출 및 방산물자 5개년 누계수출.ⓒ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의 방위산업 역시 경제적, 산업적 규모 측면에서 크게 성장했다. 한국 전체 방산업체의 매출액은 2001년 3조7013억원에서 2019년 13조9431억원으로 3.8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세계 글로벌 방산물자 거래에서 한국 무기가 차지하는 점유율도 동일 기간 동안 0.5%에서 2.7%로 확대돼 9위를 기록 중이다.

질적 지표 중 하나인 한국 국방과학 기술력도 지난 10년간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은 2015년 이후 미국의 80% 수준으로 세계 9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2008년 11위에 비해 순위가 2계단 상승한 것이다. 특히 K-9 자주포 성능개량과 155mm 사거리연장탄 개발, 지대공유도무기 개발 등 화력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발전에도 불구하고 선진국과의 격차는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으며 프랑스(2위), 러시아(2위), 독일(4위) 등 서구 강대국들과의 격차는 유지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이 잠수함, 6세대 전투기 개발 등 군비증강에 박차를 가하면서 세계 순위를 높여가고 있다.

또 한국의 방산물자 수출 규모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었으나 여전히 한국은 다른 국가들로부터 무기를 더 많이 수입하고 있다. 즉, 한국이 방위산업에서는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한국 방위산업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전체 방산기업의 매출액이 2017년 전년대비 13% 가까이 감소했고 이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최고점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최근 방산업체의 생산성과 수출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수출 대상국의 다양한 요구조건을 충족시키고 장기적으로는 해외기업 대비 한국의 경쟁우위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급변하는 국방환경 및 기술 변화에 대응하여 신속하고 효율적인 국방 연구개발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