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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진짜?"…油價 상승에 미소짓는 정유사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1.10.01 06:00
수정 2021.09.30 11:56

석유 수요 대비 공급 부족 우려에 유가 80달러 육박

높아지는 제품 수요·정제마진…정유 사업 '선순환' 가능

국내 정유4사 로고ⓒ각사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석유 제품 수요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연말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도 6달러로 상승하며 업황 개선 분위기를 높이고 있다. 정유사들은 중국의 공급 축소, 글로벌 수요 전망 상향 등에 힘입어 4분기 뚜렷한 정유 사업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중반대를 훌쩍 넘어서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9월 29일(현지시간) 기준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4.83달러이며,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는 각각 78.64달러, 75.70달러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코로나 백신 보급 확대로 각국의 경제가 회복되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27일 브렌트유(79.53달러) 가격은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유가는 위드 코로나 국면 진입에 따른 경기 반등 기대감을 반영하면서 상승하고 있다"면서 "원유 생산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수급불안을 자극하며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중"이라고 설명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며 올해와 내년 글로벌 석유 수요를 일제히 상향했다.


올해 글로벌 석유 수요는 하루 평균 9668만 배럴로 전월 대비 11만 배럴 상향 조정했으며, 내년 석유 수요는 1억83만 배럴로 이전 전망치 보다 97만 배럴 올렸다. 내년 수요 전망치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1억3만 배럴) 수준을 80만 배럴 상회한다.


그러나 미국 멕시코만 허리케인에 따른 원유 생산 차질과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 천연가스 생산 둔화 등으로 석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이 같은 글로벌 흐름에 발 맞춰 국제유가는 60~70달러대를 넘어 높게는 100달러까지 수직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정유사 월평균 가동률 추이.(자료:한국석유공사)ⓒ데일리안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원유 수요 증가로 올해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80달러에서 9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WTI 가격 전망도 77달러에서 87달러로 10달러 상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관계자는 올 겨울이 예년 보다 추우면 유가는 내년 초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욱이 산유국들이 공급량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로이터는 30일(현지시간)"산유국들이 11월에도 하루 40만 배럴 증산키로 한 기존 합의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유가 상승으로 정유사들은 4분기 정유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본다. 이전과 달리 수요증가→석유제품 가격 상승이라는 선순환 구조가 유가상승 부담을 상쇄해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석유제품 수요 증가로 원유값과 석유제품 가격이 함께 올라가면 정유사들은 그만큼 수익성 개선을 노릴 수 있다.


중국의 석유제품 공급 축소, 글로벌 기관들의 석유제품 수요 회복 전망, 정제마진 상승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중국 정부는 주요 국영 기업들을 대상으로 석유제품 수출 쿼터를 대폭 축소했다. 아시아 공급이 줄어들자,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달 정제처리 원유량을 확대하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8월 정제처리 원유량과 석유제품 생산량은 하루 평균 8488만2000배럴, 1억293만5000배럴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Bunkering) 규모도 올해 최고치인 하루 평균 623만1000배럴을 나타냈다.


국내 제품 생산량이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정제마진도 손익분기점(BEP)을 웃돌면서, 정유사들의 정제 설비 가동률은 올 상반기 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뺀 가격을 말한다. 쉽게 말해 원유를 수입한 후 정제해 휘발유, 경유 등의 석유 제품을 만들어 팔 때, 얼마만큼 이익을 남길 수 있느냐는 것으로, 통상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정제마진 BEP로 판단한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수요 부진으로 올해 7월까지 월 평균 1~2달러에 머물다 지난달 3달러대로 올라선 후 이달 들어서는 6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석유제품 수요가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유사들은 주요 에너지 기관들이 잇따라 하반기 수요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고, 글로벌 항공 이용 건수도 늘고 있는 만큼 정유 사업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 코로나 영향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는 점은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히지만 정유사들은 연말과 내년 초로 갈 수록 석유제품 소비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공급 축소와 수요 증가 등으로 유가가 80달러까지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제마진이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비(非)정유 부문으로 버텨온 정유사들이 본업에서 상당 부분의 이익을 거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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