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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60, 부스트 모드에 드리프트까지 되는 전기차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1.09.30 09:00 수정 2021.09.29 17:21

성능, 디자인 측면 하이퍼포먼스 전기차 지향

안면인식, 지문시동, OTA 기술로 사람과 교감

제네시스 GV60.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30일 전용 전기차 GV60를 세계 시장에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앞서 G80 전동화 모델을 내놓긴 했지만 내연기관차의 파생모델이 아닌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제대로 된 전기차는 GV60가 처음이다.


“전동화 비전은 제네시스 역사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앞으로 수소전기차와 배터리전기차의 듀얼 전동화 전략으로 전기차 시대를 이끌어갈 것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CCO(최고창의책임자) 겸 제네시스 CBO(최고브랜드책임자)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전날 열린 미디어컨퍼런스에서 GV60를 시작으로 본격화되는 제네시스의 전동화 비전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전동화 전략의 ‘첫 단추’인 만큼 제네시스는 GV60의 지향점을 찾는 데 많이 고심한 흔적이 엿보였다. 그 결과물은 ‘고성능 퍼포먼스 전기차’, 그리고 ‘사람과 교감하는 차’였다.


이날 디지털 월드프리미어 영상을 통해 제네시스는 거친 벌판에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질주하는 GV60의 모습을 보여줬다. GV60의 핸들을 잡은 드라이버는 핸들에 장착된 부스트 버튼을 눌러 순간적으로 출력을 높이고, 심지어 드리프트까지 선보였다.


제네시스는 전기차의 최대 미덕으로 여겨지는 1회 충전 주행거리에 초점을 맞춘 ‘스탠다드 후륜 모델’(1회 충전시 451km 주행)과, 네바퀴 굴림 기능을 더한 ‘스탠다드 사륜 모델’(1회 충전시 400km 주행)도 선보였지만 GV60의 주력은 운전의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퍼포먼스 모델’로 평가된다.


강력한 퍼포먼스를 내는 모델들을 앞세워 전기차 시장을 장악한 테슬라를 제네시스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GV60 퍼포먼스 모델은 전륜과 후륜에 각각 최대 출력 160kW 모터를 장착해 합산 최고 출력 320kW, 최대 토크 605Nm의 고성능을 낸다(대신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68km로 줄었다).


이는 덩치가 더 큰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합산 최고 출력 272kW)을 크게 앞서는 수준이다. 같은 E-GMP 플랫폼 기반의 현대차 아이오닉 5(225Kw)나 기아 EV6(239Kw)보다도 월등하다.


제네시스 GV60. ⓒ현대자동차

여기에 순간적으로 최고 출력을 끌어올려주는 부스트 모드까지 더했다.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부스트 모드 버튼을 누르면 10초간 최대 합산 출력이 360kW까지 증대되고 4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강력한 성능을 낸다.


이시혁 제네시스 글로벌상품전동화추진실장(상무)은 “GV60는 내연기관차들이 제공해 온 드라이빙 감성을 충분히 갖췄다”면서 “특히 부스트 모드를 추가해 스포츠카 못지않은 성능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드라이빙 조건에 부합하면 드리프트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며, 이를 통해 펀드라이빙이 무엇인지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최고 출력을 일정 시간만 이끌어내는 GV60의 부스트 모드 적용은 내구성에 대한 우려보다는 배터리 소모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상무는 “개발 초기에는 내구성에 대한 고려도 있었지만, 개발단계에서 내구성 검증을 통해 부스터 모드를 10초 동안 사용하고 휴식시간 없이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내구성을 검증하고 개발을 완료했다”면서 “최고출력구간은 이미 내구성이 검증된 영역이기 때문에 내구성 걱정 없이 부스트 모드를 반복적으로 사용해도 문제 없다”고 설명했다.


배터리가 충분한 상태에서 주행 거리를 신경 쓰지 않고 ‘펀드라이빙’에 초점을 맞춰 운전을 즐길 생각이라면 차가 고장날까 걱정할 필요 없이 부스트 모드를 계속 사용해도 된다는 의미다.


GV60의 고성능 지향은 디자인에서도 두드러진다. 기존 제네시스 라인업보다 낮은 위치에 좌우로 넓게 자리 잡은 크레스트 그릴을 비롯, 긴 휠베이스와 극단적으로 짧은 오버행, 낮고 와이드한 리어펜더, 쿠페형 루프 끝단에 위치한 고정형 스포일러 등이 하이퍼포먼스카의 위용을 보여준다.


윤일헌 제네시스디자인실 상무는 GV60의 크레스트 그릴이 다른 제네시스 형제들과 차이를 보이는 데 대해 “GV60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개발돼 기존 차량과는 냉각 조건이 완전히 달라 차량 하단부에 충분한 냉각이 필요하다”면서 “기술적인 백그라운드를 이용해서 전기차만의 독특한 디자인 요소로 발전시키려고 했고, 그릴을 가로폭으로 확장하고 공기를 많이 필요로 하는 하이퍼포먼스카 이미지를 구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GV60. ⓒ현대자동차

GV60의 또 다른 지향점인 ‘사람과의 교감’은 얼굴인식 기능인 페이스 커넥트, 지문인식을 통한 차량 시동, 그리고 마법의 구슬 같이 생긴 크리스탈스피어로 대표된다.


이날 미디어컨퍼런스에서 이시혁 상무는 GV60와의 교감을 직접 시연해 보였다. 그가 다가서자 얼굴을 알아본 GV60은 문을 열고, 좌석을 세팅해주며, 사이드미러 설정까지 알아서 해준다.


GV60는 B필러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주인의 얼굴을 인식한다. 물론, 차가 아는 척 하는 게 귀찮다면 스마트폰을 활용한 디지털키나 기존 스마트키를 사용해도 무관하다.


혹시 GV60가 못 알아볼까봐 표정관리를 하거나 과한 화장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이내믹 업데이트와 딥러닝 기능을 통해 주인의 다양한 얼굴 상태를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상무는 “페이스 커넥트 기능은 인식 성능도 중요하지만 보안 이슈도 중요하기 때문에 화장을 했다거나 선글라스를 쓰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정확하게 얼굴을 인식할 수 있도록 기술적 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다이내믹 업데이트는 차 주인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얼굴을 등록 한 이후에도 차를 타고 내릴 때마다 다양한 환경과 조건에서 지속적으로 안면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기능이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딥러닝을 통해 분석해 인식률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GV60의 시동은 지문인식을 통해 걸 수 있다. 굳이 스마트키를 소지하지 않아도 차량 운행이 가능한 것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이 기능을 통해 충전, 주차 등 차량 결제도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제네시스 GV60 실내. ⓒ현대자동차

시동을 걸면 센터콘솔에 위치한 마법구슬, 크리스탈 스피어가 움직인다. 정상적인 주행 가능 상태가 되면 구슬이 뒤집히며 변속 다이얼이 노출되는 것이다. 이는 운전자에게 시동이 걸렸는지 여부를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기능으로,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착각에 따른 안전사고를 방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시동 이후에도 GV60는 다양한 방법으로 운전자가 조작 실수를 하지 않도록 돕는다. 이 상무는 “드라이브 기어와 후진 기어 변속 시 착각을 줄이기 위해 후진 시에는 다이얼 상단에 레드 컬러가 점등되게 했고, 이와 함께 햅틱도 작동하도록 개발해 후진 상황을 운전자가 인지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강화된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도 G60이 사람과 교감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다.


이 상무는 “GV60는 OTA 기능을 통해 운전자를 위해 차량의 상태를 항상 최신으로 유지한다”면서 “기존에 내비게이션과 클러스터,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국한됐던 OTA 기술을 확장해 전기차 통합 제어 장치, 서스펜션, 브레이크, 스티어링 휠,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차량의 주요 전자제어장치에 대한 업데이트가 가능토록 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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