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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영화계,여전한 성차별 속 변화의 움직임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09.09 14:07 수정 2021.09.09 12:22

지난 1년간 한국 영화, 남성 인물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이 등장

"연기는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는 것과 같다. 그것은 두 범주(남자와 여자)로 나뉠 필요가 없다"


2017년 미국 MTV 영화·텔레비전 상(MTV Movie & TV Awards)이 연기상에 '젠더 프리' 방침을 적용한 후 '미녀와 야수'로 영화 부문 최고 연기상을 받은 엠마 왓슨의 수상 소감이다. 올해 베를린 영화제도 주요 영화제 최초로 젠더 프리 연기상 부문에 젠더 프리를 도입했고 은곰상의 트로피는 '아임 유어 맨'의 주연을 맡은 마렌 에거트가 들어 올렸다.



국내외 영화계는 남, 여를 구분하지 않고 연기를 하는 모두가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노력과 관심이 더욱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이 주최하는 양성평등주간 행사인 '벡델데이 2021' 측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개봉한 한국영화 중 박스오피스 21위('서복' 제외) 안에 든 흥행작과 '벡델초이스 10'(벡델 영화)에 선정된 영화를 분석한 결과 남성 인물이 등장한 시간이 여성보다 2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벡델 초이스는 미국의 여성 만화가 앨리슨 벡델이 1985년 고안한 영화의 성 평등을 측정하는 지수를 통과한 작품들이다.


분석 작품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반도' '강철비 2: 정상회담' '담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도굴' '오케이 마담' '발신제한' '국제수사' '미션 파서블' '이웃사촌' '소리도 없이' '비와 당신의 이야기' '오! 문희' '자산어보' '내일의 기억' '내가 죽던 날' '조제' '검객' '새해전야' 흥행 순위권 작품과 '69세',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남매의 여름밤', '디바', '빛과 철',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 모교', '콜', '혼자 사는 사람들' 총 28편이다.


이를 분석한 결과 백델 영화의 경우 여성이 주인공인 작품이 대다수인데도 남녀의 시간 점유율이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 중심의 서사에서는 남성의 이야기도 함께 다뤄지지만, 남성 중심 서사에서는 여성의 이야기가 거의 배제된다는 것을 뜻한다.


시간 점유율과 마찬가지로 스크린에서 배우의 얼굴이 차지하는 비율을 측정한 값인 공간 점유율도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흥행작 기준으로 남성 주연 영화 가운데는 '소리도 없이'를 제외한 모든 영화에서 남성의 점유율이 높았고, 여성 주연의 영화의 경우, 평균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크게 잡혔다.


현재 극장가에 걸리는 영화들의 사정도 크게 나아지진 않았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여자 주인공이나 여성 서사가 두드러지는 상업 영화는 '방법:재차의' 뿐이었다. '모가디슈', '인질', '싱크홀' 등 흥행한 작품은 남성 캐릭터가 극을 끌어갔다. 독립 영화에서는 '갈매기', '생각의 여름', '박강아름 결혼하다','쇼미더고스트', '최선의 삶' 등 여성 캐릭터의 활약이 상업 영화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한국 영화계가 여전히 시대가 요구하는 성 평등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지만, 성별 고정관념에 머물지 않으려는 인물과 이야기들은 계속 꾸준히 되고 있으며, 인식 개선과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도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성평등주간을 맞아 개최된 '백델데이2021' 행사에서는 앞으로 성평등을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할 것인지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국내 유일의 여성영화 OTT 퍼플레이는 온라인 영화제를 여는 지자체와 기관, 단체는 총 5곳. 서울시 강서구와 강북구, 도봉구성평등활동센터 및 도봉여성센터, 안양여성의전화, 한국영화감독조합(DGK) 등과 협업했다.


퍼플레이는 올 연말까지 다양한 성 평등 영화제를 준비 중이다. 조일지 퍼플레이 대표는 "콘텐츠로 우리 사회에 성평등한 문화를 확산하는 기회가 계속해서 열리고 있어 매우 뜻깊다"라며 "다양한 기관, 기업들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퍼플레이의 존재 가치(콘텐츠를 통한 성 평등 문화 확산)를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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