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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왕 이해찬 '윤석열 공격' 판 키우기…득일까 실일까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1.09.08 00:00 수정 2021.09.08 14:05

이해찬 ‘尹 고발사주’ 의혹 전면 참전

윤석열 공격으로 경선 내분 돌파구

'원팀' 긍정적이나 경선 흥행엔 적신호

판 키웠다가 ‘검언유착 역풍’ 재현 가능성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른바 ‘검찰 고발 사주’ 의혹이 대선 정국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대외활동을 삼가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까지 뛰어들어 불을 지폈다. ‘상왕’으로 통하는 이 전 대표까지 참전한 만큼, 민주당의 공세도 더욱 불을 뿜을 전망이다.


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이 전 대표는 “당 대표를 하고 있을 때 세 가지 정도의 공작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검찰에서 두 개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는데 이번에 보니 두 개 중 하나가 이거였다”며 ‘공작’이라고 기정사실화했다.


이 전 대표는 “(검찰이) 전격적으로 선거 직전에 압수수색을 하고 심지어는 영장까지 청구해서 선거에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라며 “선거 개입 정도가 아니고 우리나라 민주주의 체제를 교란시키는 국기문란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선 배경으로는 야권의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을 압박하는 동시에, 분열된 당내 여론을 결집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앞서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으로 당내 여론이 극단 대치로 치닫자 잠행을 깨고 직접 수습에 나선 바 있다. 현재 민주당은 경선을 통해 ‘이재명 대세론’을 확인했지만, 당내 소수의 ‘반이재명’ 기류도 확고한 상황이다.


민주당의 한 전략통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발언이 당내에서 갖는 무게감은 상당하다”며 “지금도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있지만, 당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이번 사건을 ‘국기문란’으로 규정하고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다만 ‘검찰 고발 사주’ 의혹이 경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민주당 경선 흥행 참패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경선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대세론을 형성한 후보가 유리해진다”며 “이 전 대표는 경선 흥행보다는 원팀에 더 무게를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기문란"이라던 이해찬 "법적 문제는 아니다"며 여지


판을 키웠다가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민주당은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검언유착’ 의혹을 크게 부풀렸었다. 하지만 검언유착 당사자로 지목된 한동훈 검사장은 기소조차 하지 못했고, 강요미수로 기소된 이동재 전 채널에이 기자에게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이 사건은 윤 전 총장이 야권의 대선주자로 급부상하게 된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지난 4월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에도 이 전 대표는 “오세훈은 MB 키즈”라며 “내곡동 개발이익을 다 해 먹고 입을 싹 닫았다”고 네거티브 선거를 주도했다. 민주당 정치인들과 친여 방송인들을 통해 투기 의혹은 ‘생태탕’ ‘페라가모’를 유행시키며 확대재생산됐다. 하지만 과도한 네거티브의 역풍으로 선거에는 참패했었다.


이 전 대표도 역풍을 우려한 듯 “법적으로는 자격 문제가 아닌데, 정치라는 게 법적인 요소만 있는 게 아니고 도덕적 요소와 상식이라는 게 있지 않느냐”며 “이것 때문에 윤 후보가 정치적으로 타격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발사주 의혹은 특정언론과 민주당이 결탁해 야당후보 죽이기에 나선 권언유착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지금 윤 총장 개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민주당의 공세를 오히려 또 다른 권언유착으로 되받아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게 정석”이라고 동의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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