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야구배트 만지작거리고 있다" 비매너 흡연자에 경고 남긴 주민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1.09.05 11:21
수정 2021.09.04 23:39

한 아파트의 주민이 담배와의 전쟁을 하고 있다며 간접흡연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보배드림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이게 정상적인 흡연 일까요?(사진이 매우 더럽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2018년 경기 성남시의 한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는 작성자 A씨는 "그 때부터 지금까지 담배와의 전쟁을 하고 있다"며 "얼마 전에는 사랑스러운 아들까지 태어났지만 낮이고 밤이고 베란다 문을 열 수 없는 답답한 집이 되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복도형 아파트 여서 환기를 시키려면 현관문과 베란다 문을 같이 열어야 하는데, 문을 열면 30분도 채 되지 않아서 담배 연기가 스멀스멀 들어온다"며 "공기청정기 2대를 풀가동해도 (문을 열고) 기본적으로 환기를 시키지 않으면 너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보배드림

A씨는 사진 세 장을 공개하며 "구석진 곳에서 늘 담배를 피는 사람이 있다"면서 "저곳은 흡연구역이 아닐뿐더러 입주민들의 산책 운동 코스 인데 (그 사람은) 저런 후미진 곳에서 진짜 정성스럽게 밤이건 낮이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담배 피운다"고 말했다.


그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 내 구석진 곳에 누군가가 피우고 간 담배꽁초 여러 개가 아무렇게나 버려져있다.


다른 곳에서 흡연을 해달라고 정중하게 부탁도 해 보았으나 흡연자는 모른척을 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그는 "출근 하게 되면 집에는 아내와 아이만 남아 있어서 혹여 해코지를 당할까봐 늘 참았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인내심에도 한계가 왔다"며 "어느 순간부터 야구 배트를 만지작거리는 나를 보게 됐고 아내는 그 모습에 내가 사고라도 칠까봐 늘 걱정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A씨는 해당 커뮤니티를 통해 거주 중인 아파트 주소를 상세히 거론하며 흡연자를 향해 경고를 남겼다. 그는 "당신의 흡연 권리 침해 하는 거 아니고 뭐라하는 거 아니다. 단지 지정된 흡연구역에서 담배 펴라"라며 "당신이 밤낮으로 펴대는 담배 때문에 우리집은 환기조차 시킬 수 없는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 부디 이 글을 읽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집 앞 흡연을 견디다 못한 한 주민이 강력한 경고문을 남긴 바 있다.


해당 사진에는 작성자로 보이는 202호 주민이 "남의 집 앞에서 담배피지 마세요"라며 경고문을 시작한다. 그는 "걸리면 신고 X(하지 않는다), 팹니다"라며 담배 종류를 나열한 뒤 "립스틱 묻어서 여자인거 압니다. 여자도 패요"라고 경고했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오죽하면 여자도 팬다고 할까" "양성평등 실천자네" "제발 남의 집 앞에서 담배 좀 피우지 마라" "지정 구역에서만 담배 피웁시다" 등 반응을 보였다.


간접흡연 문제로 인한 입주민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간접흡연 또는 층간 담배 냄새 피해 민원은 2844건으로 2019년(2386건)보다 19.2% 증가했다.


하지만 공동주택관리법상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과 아파트 관리 주체 측이 입주자에게 실내 흡연 중단을 권고할 수 있을 뿐, 아파트 내 흡연으로 인해 냄새 피해가 발생해도 현행법상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