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집값 왜 오를까' 아닌 '얼마나 더 오를까'…규제가 깨뜨린 시장흐름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입력 2021.09.03 06:46
수정 2021.09.02 17:50

금리인상·거래량 감소 등 하락 신호 잇따라도 상승세 지속

'그래도 오른다'…시장 혼란 가중에 수요자 판단도 못 내려

금리 인하와 거래량 감소, 전세가율 하락 등은 집값 하락의 신호가 이어지고 있지만 집값은 하락은 커녕 오히려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데일리안

금리 인하와 거래량 감소, 전세가율 하락 등은 집값 하락의 신호라는 게 부동산 시장의 통설이다.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과 매수 수요가 줄어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든다는 게 그동안의 경험이다.


또 전세가율이 추락할 경우엔 '갭투자'를 한 이들이 집을 팔게 되면서 가격이 하락해 이들 지표는 집값을 전망하는 유의미한 지표로도 평가됐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주택 시장의 통념이 깨지고 있다. 오히려 집값 상승세가 더욱 거세졌다. 연이은 규제 탓이다. 이젠 '언제까지 왜 오를까'에 대한 문제에서 벗어나 '얼마나 오를까'에 대한 기대감마저 생겨난 모습이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 기준 8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019건으로 집계됐다. 법정 실거래 신고기한이 아직 남아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앞서 5월부터 7월까지의 평균 거래량(4322건)이나 전년 동월 거래량(4981건)과 비교하면 현격히 낮은 수치다.


일반적으로 거래량 감소는 집값 하락이 발생하기 전 나타나는 전조 현상으로 통한다. 하지만 시장이 식기는커녕 더 달아오르고 있다. 많지 않은 거래 속에서도 한번 계약이 이뤄졌다하면 신고가 거래다. 통상적으로 매매계약이 줄어들면 집값이 하락 안정화되어야 하는데 정 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다섯째주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값은 0.21% 올라 전주(0.22%)에 비해 상승률이 소폭 축소됐다.


다만 지난주 아파트값 상승률이 2018년 9월 셋째주(0.26%) 이후 약 2년11개월 이후 여전히 최고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7주째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이상 현상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미 거래량 외에도 시장에는 하락을 알리는 전조 증상이 여럿 나왔다. 지난 6월 수도권의 전세가율(주택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지난 2015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매매가는 계속 치고 오르고 있다. 금리 인상도 크게 영향을 미치진 못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중첩된 규제 탓 부동산 시장의 통념이 깨지고 있다고 해석한다. 연이은 정책 실패로 '그래도 오른다'라는 인식이 수요자들 사이 자리 잡으면서 예전과 같은 판단을 내리질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규제가 중첩되면서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자 예전 같으면 수요를 꺾이게 했을만한 소식이 나와도 수요자들이 정확한 판단을 내리질 못하고 있다"며 "한번도 집값을 잡지 못했으니 수요자들 입장에서도 '사야 한다'는 심리가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