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벼랑끝 면세점 업계, 코로나 극복 활로 찾기 사활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1.09.03 07:12
수정 2021.09.02 15:09

소비자 접점 확대…외부 온라인몰에 입점

직구몰 론칭해 직배송 서비스 제공하기도

근본적 구조 변화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의 면세구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면세점 업계가 전례 없는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하늘 길이 막혀 국가 간 이동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내수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면세점 주요 3사(롯데·신라·신세계)는 올해 2분기 일제히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소비자들의 외부활동 빈도가 높아지면서 패션 부문의 판매량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명품을 중심으로 발생한 보복소비 효과가 전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번 호실적은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현상 이라는 분석이 뒤를 잇는다. 최근 면세점업계는 사업 구조조정중에 있다. 롯데·신라면세점은 인천공항에서 철수했고, 신세계면세점은 강남점을 포기했다. 이런 효율성 제고 전략이 영업이익에 반영됐을 뿐 회복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하반기 전망도 사실상 암울한 상태다. 중국 따이궁(보따리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 ‘제살 깎아먹기’가 진행 중인 데다, 코로나 재확산세 역시 여전해 당분간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파격적인 규제 완화로 내국인 수요를 빨아들이는 중국의 공세도 국내 면세점 업계의 우려를 높이는 대목이다. 코로나19로 위축된 명품 시장을 이끌어온 중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경우 국내면세점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중국 면세점이 현지 정부의 지원책을 계기로 향후 더 몸집을 키울 경우 한국 면세점을 지탱하는 따이궁 수요까지 흡수해 국내 시장의 몰락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라면세점이 ‘쿠팡’에 이어 삼성물산 공식 패션몰인 ‘SSF샵’에서도 ‘재고 면세품’ 판매를 시작했다.ⓒ신라면세점

이에 면세점들은 생존을 위해 ‘적과의 동침’까지도 불사하며 매출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쌓여가는 재고 면세품을 소진하기 위해 자체 온라인 채널에서만 재고 면세품을 선보이던 고집을 꺾고 외부 온라인몰에 입점해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전략이 대표적이다.


최근 신라면세점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외부 유통업체와 제휴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최근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재고 면세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쿠팡에 이어 삼성물산 패션과 손을 잡으면서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신세계면세점도 외부 온라인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SI빌리지에서 면세품 판매를 시작한 것에 이어 쓱닷컴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차례로 입점했다. 이밖에 타오바오 글로벌에 ‘신세계면세점 MD’s Pick’ 기획관을 신설하는 등 해외 채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면 롯데면세점은 판매채널 확대 전략 보다는 직구몰 론칭에 눈을 돌렸다. 해외직구는 면세사업을 통해 갖춘 상품 소싱 능력과 바잉파워가 특히 빛을 발할 수 있는 분야다. 호주 법인이 현지 상품 소싱부터 플랫폼 운영, 제품 판매, 직배송 서비스 제공 등을 직접 맡아 진행한다.


면세점 업계는 무착륙 관광비행 고객 수요를 잡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무착륙 관광비행은 지난해 12월부터 본격화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승객이 급감해 어려움을 겪는 공항과 항공사들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상품이다. 면세품 구매가 가능해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다만 면세점 업계에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재도약 하기 위해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현재 실행하고 있는 전략들은 그야말로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해결책의 일환으로는 중국 다이궁에 대한 국내 면세점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선행돼야 할 과제로는 내국인 면세 한도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뒤따른다.


현재 면세점 한도는 2014년 1회 400달러(약 45만원)에서 600달러(약 67만원)로 오른 후 7년째 그대로다. 업계에서는 이를 최소 2000달러(약 225만원)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보고있다.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면세품 전체 구매 한도(5000달러)도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국가간 이동 제약이 심하니 내수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는 있지만, 무착륙도 그렇고 재고 면세품도 그렇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미미하다”며 “업계의 구조적 변화 없이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것으로 보고있다”말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공항 면세점 임대료 책정 방식의 변화, 면세 한도 상향과 내국인 구매 한도 폐지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적용 여부는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며 “올해까지는 임대료를 영업요율로 내고 있어 다행이지만, 내년에는 또 어떨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