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 부산 사업장 가동률 반토막…코로나에 변압기 수요 ‘뚝’
입력 2021.09.02 06:00
수정 2021.09.01 17:43
가동률 83.7%→42.8%…발주 물량 감소 탓
수출 비중 지대…정부 그린뉴딜 효과 글쎄
LS일렉트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초고압변압기 생산량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변압기 발주 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의 초고압변압기 및 고압직류송전케이블(HVDC) 밸브 생산을 맡고 있는 부산 사업장의 상반기 가동률은 42.8%로 전년 동기(83.7%)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처럼 초고압 변압기 생산량이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인프라 수요 감소와 관련이 깊다. 전 세계적으로 건설, 토목 분야 투자가 위축되면서 변압기를 비롯한 인프라 수요 역시 함께 줄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환율 하락과 원자재 가격 인상까지 겹치면서 수요 둔화가 더욱 가속화 됐다.
이는 LS일렉트릭의 부문별 실적에서도 잘 드러난다. 송·변전 전력시스템을 담당하는 전력기기 사업부의 2분기 영업이익은 285억원으로 전년 대비 9% 줄었다. 전력 배전 인프라 사업을 담당하는 전력인프라 사업부도 1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초고압 변압기는 수출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가 중요하다”며 “하지만 최근 코로나 여파로 인프라 구축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변압기 수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도 “초고압 사업은 코로나 여파로 대규모 투자가 없다보니 발주 물량이 줄었다”며 “부산 사업장의 가동률도 이 때문에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코로나19가 다시금 유행함에 따라 단기간 내에 초고압 변압기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등 일부 국가 등에서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는 있지만 발주물량 확대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친환경 발전 등 그린뉴딜 사업 영향으로 국내 수요가 확대될 수 있지만 수출 비중이 지대한 변압기 사업 특성상 극적인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LS일렉트릭은 국내 최초로 식물성 절연유를 적용한 154kV급 모듈형 변압기를 개발하는 등 그린뉴딜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국내에서 신재생 에너지 전력 사업이 활성화 되는 것은 플러스 요인일 수는 있지만 수출에서 발생한 손해를 상쇄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며 “결국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야만 공장 가동률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LS일렉트릭은 지난 2010년 부산 진해경제자유구역 화전산업단지에 총 1630억 원을 투자해 10만8000㎡(약 3만3000평), 근무자 200여명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 사업장을 준공했다. 2011년 HVDC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1100억원을 추가 투입, 국내 최초로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용 공장을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