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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고 법무차관 우산 의전’ 파문…野 "비뚤어진 인권 의식"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1.08.28 00:00 수정 2021.08.28 16:14

브리핑 중 무릎 꿇고 우산 든 직원

"숨은 노력 못 살펴" 사과도 논란

野 "이걸 사과라고 하나…사퇴를"

공개에서 이 정도면 뒤에선 얼마나"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27일 오후 충북혁신도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초기 정착 지원을 발표하는 브리핑을 하는 동안 한 직원이 뒤쪽에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 ⓒ뉴시스

아프가니스탄 특별입국자 지원방안 등을 브리핑하던 강성국 법무부차관에게 우산을 씌워주기 위해 한 직원이 바닥에 무릎을 꿇은 모습이 노출된 것을 두고 '과잉 의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강 차관이 직접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야권은 "비뚤어진 인권 의식"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강 차관은 27일 아프간 출신 특별기여자와 그 가족들이 충청북도 진천에 위치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소한 직후 취재진을 만나 브리핑을 진행했다. 해당 브리핑은 우천 중 야외에서 진행됐고, 한 법무부직원이 강 차관에게 우산을 씌워주기 위해 젖은 바닥에 무릎을 꿇은 모습이 언론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 모습이 담긴 사진이 일파만파 퍼졌고, 갑질의 표본이라는 네티즌들의 비판 댓글이 쏟아졌다.


강 차관은 사과문을 통해 "엄숙하고 효율적인 브리핑이 이뤄지도록 저희 직원이 몸을 사리지 않고 진력을 다하는 숨은 노력을 미처 살피지 못했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 또한 "취재진이 많이 모여 코로나 예방을 위해 비가 오는 야외에서 브리핑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직원이 차관 옆에서 우산을 들고 있었는데 취재진이 비켜달라고 요청해 직원이 엉거주춤하게 기마 자세를 했다"고 해명했다.


강 차관과 법무부의 사과와 해명에도 야권으로부터 비난의 목소리는 계속됐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눈을 의심케하는 '황제 의전'이 목격됐다"며 "국민의 상식과 괴리된 '황제 의전'은 강 차관이 법무부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 나아가 뒤떨어진 시대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라 지적했다.


또 "다른 부처도 아닌 정의를 대표하는 법무부의 차관이 국민 앞에 브리핑을 하는 자리에서 직원의 무릎을 꿇린 모습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박진 의원은 "직원의 인권도, 국민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는 법무부차관의 황제 의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취재진 탓을 하는 법무부의 해명에 문재인 정권 특유의 '남 탓'이 보인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강 차관의 바로 뒤에서 무릎을 꿇었는데 '숨은 노력'을 미처 살피지 못했다니, 차라리 관심이 없었다고 하는 게 솔직해 보인다"며 "비뚤어진 인권 의식에 대해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윤석열 캠프 김기흥 수석부대변인도 "10분이 넘도록 직원이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 준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브리핑을 한 강 차관은 어느 시대 사람인가"라며 "공개적인 자리에서 갑질이 이 정도인데 공개되지 않는 자리에선 얼마나 심할지 짐작이 간다"고 비난했다.


원희룡 캠프 박기녕 대변인 또한 강 차관의 사과문을 겨냥해 "이걸 사과라고 하나, 즉각 사퇴하라"며 "문제의 핵심이 뭔지 모르는 것 같아 알려드린다. 직원의 노력을 살피지 못한 점이 아니라 비 오는 날 야외에서 브리핑을 하겠다며 직원에게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우산을 씌운 것이 잘못된 것"이라 설명했다.


아울러 박 대변인은 "오늘의 사태와 강 차관의 사과문을 보니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받도록 거듭나긴 어려워 보인다"며 "평소에도 이런 고압적인 태도로 직원들을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법무부 직원들이 걱정될 지경이다. 진정성 없는 사과문으로 어물쩍 넘어갈 생각말고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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